“대선 기여도 인정” 추천 때부터 보은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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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하산 자리 찾아 주는 ‘적재적소’

노무현 정부는 2003년 3월 국민들이 정부 고위직 인사를 쉽게 추천할 수 있도록 온라인상에 인재추천 창구를 마련해 ‘삼고초려’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난해 4월 정부는 ‘적재적소’로 이름을 바꾸었다.

중앙인사위원회는 홈페이지에 “적재적소는 국민들로부터 직접 유능한 인재를 추천받고 의견을 수렴해 폭넓은 후보군을 발굴하고자 마련한 고위직 인사 추천 코너”라고 소개했지만 ‘적재적소’를 통한 응모자 대부분이 자천에 의한 것이었다. 또 이들 중 공무원과 정치인이 대부분을 차지해 당초 취지를 거의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85.3%가 자천으로 응모=한나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안홍준 의원이 25일 ‘적재적소’ 제도를 활용해 고위직 인사를 선발한 19개 정부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받은 결과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적재적소’ 제도를 통해 정부 고위직에 응모한 312명 중 266명(85.3%)이 본인이 스스로 추천한 경우였다.

대한주택공사(54명), 한국도로공사(20명), 한국토지공사(10명), 한국철도공사(10명) 등 건설교통부 산하 기관에서 ‘적재적소’를 이용해 정부 고위직에 응모한 95명 전원은 모두 스스로를 추천한 경우였다.

중앙인사위는 홈페이지에 “앞으로 숨은 인재를 발굴하고 특히 지방 및 해외 인재 발굴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응모자 중 그런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낙하산 코드 인사’=‘적재적소’ 제도는 개방형 직위 공모제와 달리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직에 한정해 추천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관광부가 2003년과 2005년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공모할 때 ‘적재적소’를 통해 응모한 이들의 경력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후보 시민사회특보’ ‘노무현 대통령후보 예술특보’ ‘민주당 농어민특별위원장’ ‘열린우리당 광주시당 부위원장’ ‘새정치국민회의 총재특보’ ‘열린우리당 칠곡지구당 위원장’ 등 노 대통령이나 범여권과 연관이 있는 경력을 가진 사람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실제 ‘적재적소’ 제도를 활용해 임명된 고위직 인사 39명 중 12명(30.8%)이 범여권 경력이 있었다.

▽전시행정=‘적재적소’ 제도에 따라 국민들이 중앙인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이나 타인을 정부 고위직 후보로 추천하면 공모 중인 직위는 해당 기관으로, 상시 추천은 청와대 인사수석실로 자료가 전달된다.

노무현 정부는 ‘낙하산 인사’ ‘코드 인사’ 비판이 있을 때마다 ‘적재적소’ 제도 등을 통해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해명해 왔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물론 정부 기관의 인사 담당 공무원들도 이 제도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어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전시행정의 전형인 이 제도가 이대로 시행된다면 노무현 정부의 낙하산, 코드 인사에 면죄부를 주는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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