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구속경찰 증가는 실수 대서특필하려는 언론탓"

  • 입력 2007년 3월 7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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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순 경찰청장. 자료사진 동아일보
이택순 경찰청장. 자료사진 동아일보
지난해 오락실 단속 등으로 구속된 경찰이 많은 것은 사소한 실수를 대서특필하려는 언론때문이라는 이택순 경찰청장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청장은 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전국 청렴도 향상 혁신 워크샵'에서 "지난해 경찰관 구속자 수가 늘어났는데 비리 때문에 구속된 경찰관이 많은 것은 사소한 실수를 대서특필하는 언론 탓"이라며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이날 이 청장은 지방청 청문감사관 335명을 대상으로 경찰의 청렴도가 많이 높아졌다며 격려를 하다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이 청장은 "지난해 가슴 아팠던 것은 (경찰관)구속자 수가 조금 늘어난 것이다"며 "오락실 문제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크게 대두됐는데 (오락실 업주와) 친분관계에 따라 실수가 있기 마련인데 하나의 실수를 또 대서특필하려는 사람(언론)이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또 "(경찰관) 음주운전자에 대해 너무 가혹하게 처벌하니까 뺑소니까지 치는 것"이라며 "음주운전가지고 자꾸 (현직에서) 쫓아내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웬만하면 보도되지 않으니 일상적인 수준으로 처벌하라"며 "과잉처벌하지 말라"고 처벌완화를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음주운전 경찰관은 근무시간 중 음주사고, 사고 야기 후 도주, 사망사고 야기의 경우에만 해임, 파면되고 단순 음주운전 등은 정직(중징계 중 가장 낮은 단계)으로 징계된다"며 "법원, 대검찰청 등 다른 기관 직원의 단순 음주운전을 주의, 경고나 감봉 이하의 경징계로 처리하는 것에 비해 형평성이 안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청장의 "경찰의 청렴수준이 높아졌다"라는 주장은 실상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범죄에 연루돼 징계조치를 당한 경찰관은 1188명에 달하고 금품수수와 부당처리 등 비위행위로 징계 받은 경찰관은 200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3236명에 이른다.

국회 행정자치위 이상배(한나라당) 의원은 "2004년 1069명에서 2005년 942명, 2006년 6월까지 325명으로 비위행위 연루 경찰관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이는 전국 경찰관 9만5000명의 숫자에 비해 아직도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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