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소식통 “김계관 - 힐, 라이스 방북 협의”

  • 입력 2007년 2월 23일 03시 01분


코멘트
북한과 미국이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양자회담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 문제를 협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22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베를린에서 만나 북핵 문제가 순조롭게 풀릴 경우 라이스 장관이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김 부상은 힐 차관보에게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폐를 입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방북’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힐 차관보와 김 부상 간에 라이스 장관의 방북 문제가 논의됐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지만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이나 부시 전 대통령의 방북은 ‘9·19공동성명 초기 이행조치 합의’에 따라 북한이 핵 시설 폐쇄(shutdown) 조치를 취한 뒤 모든 핵 프로그램의 신고와 핵 시설 불능화(disablement)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4월 13일까지 핵 시설 폐쇄 조치를 이행할 경우 열리게 돼 있는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뒤에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0년에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과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평양과 워싱턴을 교차 방문해 북-미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은 1994년 북한이 평북 영변의 5MW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한반도에서 위기가 고조되자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2차례 면담하고 북-미 대화를 이끌어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