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BDA 처리 마카오에 위임할 가능성

  • 입력 2007년 2월 2일 16시 49분


미국은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계좌 조사 결과를 마카오 당국에 넘겨 처리를 위임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이 말했다.

소식통들은 2일 "동결된 BDA 북한 계좌 2400만 달러 가운데 합법 자금만 해제해주자는 미 국무부측 방안에 대해 미 재무부는 합법, 비합법 자금의 분리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법적 문제를 정치적으로 결론짓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의견을 고수해 절충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는 재무부의 의견과 북핵 협상의 걸림돌을 치우려는 국무부 의견의 절충안으로 BDA 조사 결과 전체를 법적으로 관할 당국인 마카오에 넘겨준다는 것.

이 경우 북한으로서도 중국을 상대하게 되므로 계좌 동결 해제 가능성이 커지며 BDA를 핑계로 비핵화 조치 이행을 거부하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또한 미국이 직접 합법자금 동결 해제에 관여하는 방식을 취할 경우 지난해 중순부터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중단해온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들에게 '이제는 대북 금융거래를 재개해도 좋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위조 문제의 경우 북한이 그동안의 위폐 제조 책임을 인정하길 계속 거부하고 있어 일단은 앞으로 위폐 제조에 절대 관여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먼저 받는 방안이 예상 시나리오로 거론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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