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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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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대통합신당 추진에 곧바로 나서야 할 것이다.”(중도파 오영식 의원)
“전대가 정치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개인적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신당파 양형일 의원)
열린우리당 진로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29일 중앙위원회는 기간당원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고 막을 내렸다.
이로써 2·14 전대를 가로막고 있던 걸림돌은 일단 제거됐다. 겉으로는 전대를 통한 ‘질서 있는’ 대통합신당 추진의 흐름이 형성되는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신당파의 생각은 여전히 복잡해 보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는 재적 위원 63명 전원이 참석했다. 이른바 ‘회의 투쟁’에 능숙한 당 사수파 중앙위원들은 신당파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토론 신청을 하지 않는 등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기간당원제를 주장하고 있는 김두관 전 최고위원의 친동생인 김두수 중앙위원이 표결은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을 뿐이다. 김 중앙위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두 번째 안건인 전대 의제(대통합신당 추진을 결의한다)는 전대 준비위원회가 합의한 대로 토론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두 안건이 통과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0여 분이다. 2년여 동안 기간당원제 폐지 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계속돼 온 점을 감안하면 싱거운 결말이기도 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참여정치연대 소속 의원 및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만찬을 함께하며 “(기간당원제를 포기했다고 비판받는다면) 나를 팔아도 좋다. 내가 당적을 갖고 있는데 당이 쪼개지면 부끄럽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근태 의장은 중앙위가 끝난 뒤 공개서신을 통해 “주몽이 소금산과 철갑옷, 다물활을 얻고 고구려를 건국했다면 우리에겐 ‘정당 민주주의’가 소금산이고, 철갑옷이고, 다물활”이라며 “대통합을 이루는 방법 역시 민주주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탈당이냐 전대를 통한 신당 추진이냐의 경계선에서 관망하던 정동영 전 의장 측은 ‘일단 전대를 잘 치러 보자’는 방향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정 전 의장은 이날 KBS 제1라디오에 출연해 “전대로 힘 있게 나아가야 한다”며 “전대를 통해 대통합신당을 결의하고 정체성을 중심으로 함께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 등 당 지도부는 위기국면을 정면 돌파했다는 자평을 내리고 여세를 몰아 전대를 성공적으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신당파 일각에선 여전히 전대 무용론을 거론하고 있다. 이날 중앙위의 당헌 개정 의결이 탈당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열린우리당 분열로 이어지는 큰 물줄기를 바꾸기는 역부족인 ‘불안한 봉합’이라는 얘기다. 당장 염동연 의원은 30일 탈당을 공언해 놓고 있다.
2월 초에 또 한 차례 고비가 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당파의 한 의원 측은 “전대를 넘기면 탈당이 더 어려워진다. 집단 탈당이 더 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되느냐를 지켜보자는 신당파 의원들도 있다. 차기 의장으로는 정세균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통합신당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지도부 인선이 이뤄질지, 새 지도부가 당 해체 및 신당 추진을 제대로 하는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전대는 당 지도부의 희망대로 기초·공로당원제를 중심으로 치러진다. 문제는 전대 개최를 위한 정족수 확보의 가능성 여부다.
대통합 신당 추진이라는 전대 의제를 추인받기 위해서는 전체 대의원 1만3000여 명 가운데 과반수인 6500명 이상이 참석해 과반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어차피 없어질 정당”이라는 인식이 당원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게 퍼져 있는 상황에서 평일에 열리는 전대에 6500명 이상이 참석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전대 이전에 ‘전대 무용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이 탈당하거나 탈당을 염두에 둔 의원들이 전대에 소극적일 경우 ‘반쪽 전대’ 또는 전대 무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상호 대변인은 “전대 의제는 정치적으로 이미 합의가 됐고 당헌 개정안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이상 누구도 전대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정족수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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