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신년 회견]신당파 흠집, 도미노탈당 무력화 노려

  • 입력 2007년 1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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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때문에 탈당한다면 차라리 내가 당을 나가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11일 개헌 관련 특별회견에서 야당이 개헌 제안을 받는 조건으로 요구하면 탈당할 수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열린우리당에서 요구하면 탈당할 수 있다고 밝힌 것.

그러나 노 대통령의 발언은 실제 탈당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라기보다는 열린우리당 내 탈당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선 노 대통령은 ‘나 때문에 나간다면 차라리 내가 나가겠다’고 해 자신의 희생자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간곡히 의원님들께 호소를 드린다”는 등 읍소에 가까운 표현으로 탈당파에 ‘불충(不忠)’ 이미지도 덧씌웠다.

노 대통령은 “지역당에서 경쟁 없이 거저먹겠다는 것 아니면 열린우리당으로 다 할 수 있다”며 신당을 사실상 ‘지역당’으로, 신당파를 ‘경쟁 없이 거저먹겠다’는 사람들로 규정했다.

게다가 “‘대통령만 없으면 이 당에 앉을 테니까 나가 달라’고 얘기하면”이라는 등 사실상 불가능한 일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신당파인 신학용 의원은 “잘잘못을 떠나 누가 대통령에게 나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나. 저렇게 말하시는 것은 안 나겠다는 뜻 아니냐”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노 대통령의 탈당 관련 발언이 29일 중앙위원회 회의와 2월 14일 예정된 전당대회의 상황 변화에 따라 탈당 카드를 꺼내들기 위한 신호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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