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정국, 한나라 빅3 손익계산은

  • 입력 2007년 1월 14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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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9일 개헌 제안으로 `개헌 정국'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빅3'의 유불리를 놓고서 여러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개헌 논란이 미친 영향도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우선 개헌 정국에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가장 큰 이득을 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개헌 제안을 노 대통령의 또 한 번의 `깜짝 행보'로 여기는 국민들이 있는 만큼 안정감있고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지도자에 대한 갈망이 더욱 커지게 되고 그 대상이 바로 이 전 시장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 전 시장측은 노 대통령의 개헌 발언 이후 지지율이 더 오른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무리한 일을 해서 국민이 걱정하고 불안스러워할 때 그 영향이 다른 주자 보다는 우리 쪽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이 전 시장이 개헌제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경제를 생각할 때인데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는 식의 `덜 공세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것이 오히려 중도층의 지지를 받았다는 해석도 있다. 민생과 동떨어진 정치적 언행에 말려서 말다툼이나 논쟁을 벌이는 식의 행태는 국민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지율 `독주'로 인해 연초부터 여권과 당내 경쟁주자들로부터 예상됐던 검증 공세가 개헌 논란 와중에 실종됐다는 점도 `이 전 시장 수혜론'을 뒷받침하는 점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유.불리에 대한 평가가 혼재한다.

박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의 개헌 발언이 나오자 마자 "참 나쁜 대통령이다"라는 `감성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언론의 집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에도 다른 주자들과는 달리 노 대통령과 확실히 각을 세워 관심을 모았다.

개헌제안에 대한 여론 역시 부정적 평가가 많은 만큼 이런 점에서 국민의 기대에 가장 부응하는 정치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 전 대표가 개헌 정국에서 주도권을 쥐는 듯한 모습으로 비치면서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참 나쁜 대통령' 발언이 히트하긴 했지만, 이를 보고 `시원하다', `잘했다'고 공감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미 박 전 대표의 골수지지자들인 만큼 지지율에 큰 보탬이 되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신년인사회와 정책 자문단 공개 등을 통해 대선주자로서 본격 행보에 `시동'을 걸려던 차에 개헌 정국에 언론의 관심이 쏠려 제대로 주목을 못 받은 것이 박 전 대표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라는 분석도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경우 "손익계산서를 따져본 적도 없고, 따져볼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손 전 지사가 개헌 정국에서 뚜렷한 목소리를 냈다고 보기 힘든데다, 지지율도 이 전 시장이나 박 전 대표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란 점에서 굳이 개헌 정국으로 인한 유불리를 따질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그동안 개헌 정국에서 적극적 발언을 해왔던 박 전 대표가 당이 중심이 돼 개헌 정국을 헤쳐 나가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앞으로는 관련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 전 시장 역시 무익한 논쟁을 확대시키지는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도 앞으로는 당과 보조를 맞춰 `무시 전략'을 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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