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국정 파탄 주범 몰릴 큰 과오없어"

  • 입력 2007년 1월 4일 2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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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4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고위 공무원 250여명과 함께 오찬을 하면서 노고를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찬 발언의 상당 분량을 '한국 공무원들의 우수성'을 칭찬하는데 할애하면서 '임기말까지 잘해보자'는 당부에 초점을 뒀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국무회의에 매주 참석하겠다"며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레임덕' 없는 국정장악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각 부처에서 정책을 실무적으로 책임지는 국장급 공무원들을 상대로 재차 누수 없는 정책 추진 의지를 강조하며 기강을 다잡는 자리로 풀이됐다.

노 대통령은 "옛날에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엉망이었는데도 우리 경제가 여기 온 비결이 뭘까.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공무원, 우수한 공무원, 사명감 있는 공무원 밖에 달리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요즘 많은 사람들은 박정희 시대가 성장의 기틀을 잡은 것이라고 얘기한다. 저도 인정한다. 그러나 왜 그렇게 되었을까. 매 긴급조치하고 사람 잡아놓고 죽이고 그렇게 해서 그렇게 된 것일까. 5·16 쿠데타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오지 못했을 것인가"라고 거듭 물은 뒤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해보지만 답은 한 가지, 아마 어떤 경우라도 왔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 근거는 공무원, 공직자들의 우수성, 해답이 거기에 있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밑그림을 잘 그리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벽돌공도 우수한 벽을 쌓을 수 없다"며 "밑그림을 그려준 것은 능력있고 사명감 있는 공직자들이다. 절대 거짓말이 아니다"고 강조했고, "여러분이 국가를 지금까지 끌고 온 전체 동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까지 했다.

역으로 노 대통령은 "그러므로 앞으로 안 되는 것은 우리 책임, 여러분 책임"이라며 계속 잘 해나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참여정부 입법건수가 역대 정부보다 많은 점에 대해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앞으로도 제도를 마무리 짓고 이렇게 하나 둘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공무원이 보는 정부 △야당과 언론이 보는 정부 △국민이 보는 정부 등 한국에는 '3개의 정부'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대개 비슷한 것이 정상인데 실제 현실에 있어서 3개의 정부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 대개 그런 것이 저의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저는 사실 매우 어렵다. 뭘 잘못했는가 매일 매일 돌아보고 돌아본다"며 "제가 겸손하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제가 적어도 국정파탄의 주범으로 몰릴 만큼 국정위기를 초래한 책임자가 될 만큼 그렇게 큰 과오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시행착오는 물론 있다"면서도 "그게 다른 시대의 정부 또 우리가 이 시점에서 적절하게 기대할 수 있는 정부의 수준에 현저히 못 미치는 부실인가 생각해보면 어쩐지 인정하기 싫다"고도 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혁신주도형 경제, 함께 가는 경제, 개방,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정부혁신 등 참여정부의 국가전략 방향을 거론한 뒤 "이와 같은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원칙을 이탈하지 않았다.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 장기적인 경제에 부담을 주거나 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우리 경제는 잘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명숙 총리도 인사말에서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면 공무원들이 좋은 법안이 있다거나, 좋은 정책과제들이 있을 때 '후반기인데 그만두지'라는 자포자기성 자세를 갖게 된다, 우리나라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될 과제도 '다음 정권으로 넘기자' 이런 식"이라며 "우리 미래를 위해서 해결해야 될 과제는 2배 이상의 적극적인 자세로, 자기 손으로 해결해야 된다는 각오 다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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