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기땐 특수부대 도발 남한 주요시설 테러위험 높아”

  • 입력 2007년 1월 2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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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체제 붕괴 위기를 맞을 경우 북한군 특수부대가 한국의 후방 핵시설이나 생물 화학물질 저장소를 파괴해 한국을 혼란에 빠뜨릴 가능성이 큽니다.”

바실리 미헤예프(사진) 러시아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은 북한군의 위협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북한군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1978년부터 1984년까지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군의 자료와 동향을 분석해 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은….

“올해 안에 할 것으로 본다. 핵보유국 지위를 얻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핵실험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해 10월의 1차 실험 대상은 핵 기폭장치였다. 핵 장치를 핵무기로 변환하는 데 4, 5차례의 실험이 필요하다.”

―일부 전문가는 6자회담이 진행되면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러시아는 북한이 6자회담을 진행하는 동안 핵실험을 중단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지 않는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미국 중국 일본이 뚜렷한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이 회담을 시간 버는 기회로 이용할 것이다.”

―북한이 체제 붕괴 위기에 직면할 경우 군사적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는가.

“정규군의 도발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군인들이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연료와 식량도 부족하다. 전방의 군인들을 빼면 건설 인부라고 보아도 틀림없을 것이다. 2년 전 방문했을 때 북한 군사력은 20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다. 휴전선의 중거리 야포를 비롯해 낡은 재래식 무기로는 현대적인 전자전을 수행할 능력이 절대 부족하다.”

―정규군의 전쟁 수행 능력이 없어도 궁지에 몰리면 오판할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오판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군사 도발은 자살 행위라는 것을 북한 스스로가 잘 안다. 북한 군사력의 70%가량은 휴전선 부근 전방에 배치돼 미군이 타격하기 아주 쉽다.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작전계획 마지막 단계가 북한군 격퇴 섬멸이라는 것을 그들도 잘 안다.”

―북한 정규군의 실제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잠수함과 전투기가 한국보다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북한 정규군의 능력으로는 현대식 항공모함 2개 선단도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다.”

―비정규군의 도발 가능성은….

“특수부대의 침투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본다. 이 시나리오가 한국에는 가장 위협적이다.”

―6·25전쟁 당시의 빨치산식 도발을 얘기하는 것인가.

“구세대 수뇌부는 빨치산식 공격이 여전히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핵시설, 화학 생물학 공장, 정부의 주요 시설물, 주요 인사를 표적으로 한 게릴라식 테러는 한국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체제 붕괴 위기가 닥치면 북한 군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현재 군부의 핵심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친위대다. 이들의 세력이 지금은 가장 강력하다. 신구 세대 군부 집단 사이의 충돌 가능성은 언제나 있고 소수의 군부 지도자가 이른 시간에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자연사(自然死)하기 전까지는 새로운 군부 지도자가 권력 집단으로 출현할 가능성은 아주 낮다. 군부 지도자를 중심으로 집단별로 뭉칠 때 비로소 김 위원장에게 도전할 수 있는데 그런 동향이 보이지 않는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정규전을 벌일 가능성이 희박한 것과 마찬가지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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