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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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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의 신년 설문조사에 응한 경제 각 분야 전문가 100명이 뽑은 올해 한국 경제의 ‘3대 위협 요인’은 이같이 요약된다.
이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 요인이 잠복함에 따라 분야별 경기 전망에 대한 질문에도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환율 추가 하락이 우려되면서 수출 중소기업의 올해 경영환경 전망은 대체로 어두웠다.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로 가계에서 비롯된 금융위기의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또 레임덕(정권 말기의 권력누수 현상) 등 정치 변수가 그 어느 해보다 많아 기업의 올해 채용 및 투자계획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 올해 경제 낙관은 10%에 불과
조사대상 전문가 100명 중 절반이 넘는 58명은 올해 한국 경제의 전반적 전망에 대해 ‘다소 나빠질 것’(56명), 또는 ‘매우 나빠질 것’(2명)이라고 응답했다. 31명은 ‘그저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고 ‘다소 좋아질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10명에 그쳤다.
특히 대학교수 20명 및 연구기관 대표 10명 등 학계 30명과 은행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를 포함한 금융계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30명 등 금융계에서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다소 나빠질 것’ 또는 ‘매우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의 비율은 산업계(42.5%)보다는 학계(76.7%)와 금융계(60%)에서 더 높았다.
올해 경제 위협 요인을 묻는 질문(2개 복수응답)에서는 분야별로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기업인 35명과 경제단체 5명 등 산업계 관계자 40명 중 ‘환율 추가 하락’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는 29명이나 됐다. 또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지목한 응답자도 15명으로 비교적 많았다.
반면 금융계 30명 중에서는 17명이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 등에 따른 금융위기’를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 꼽았으며 학계에서도 21명이 같은 응답을 했다.
이어 금융계에서 11명, 대학교수 및 연구소 대표 중에서 17명이 ‘대선, 레임덕 등 정치 변수’를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전체 조사대상 100명 중 ‘북한 핵실험 등 북한 관련 돌발 변수’(12명)와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17명) 등 외부 변수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한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편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최근 국책, 민간 연구기관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산업계(55%)와 학계(70%), 금융계(53.3%)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4.0% 이상∼4.5% 미만’으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4.4%, LG경제연구원은 4.2%, 한국경제연구원은 4.1%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전체 응답자 100명 중 예상 성장률이 4.0%를 밑돌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도 32명이나 됐다. 또 기업인과 경제단체 관계자 40명 중 성장률을 4.5% 이상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 4명 중 3명, “중소기업 경영 환경 악화” 전망
기업 규모별 경영 환경을 보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올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두드러졌다.
전체 응답자 100명 중 61명은 올해 중소기업 경영 환경이 ‘다소 나빠질 것’으로, 11명은 ‘매우 나빠질 것’으로 응답해 모두 72명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와 반대로 ‘다소 좋아질 것’ 또는 ‘매우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한 전문가는 단 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대기업 경영 환경은 ‘그저 그럴 것’(45명)이라는 응답과 ‘다소 나빠질 것’(43명)이라는 응답의 비율이 비슷하게 나와 중소기업 전망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중소기업 경영 환경을 더 어둡게 전망한 것은 환율 하락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이 올해에도 추가 하락한다면 상대적으로 환 위험에 대한 내성(耐性)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수출 채산성이 가파르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연구기관들도 환율 하락 때문에 올해 수출 증가율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DI는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14.6%(산업자원부 발표)에서 올해는 11.7%로 떨어질 것으로 봤고, 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는 8.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 채용, 투자계획도 제자리걸음
기업들의 채용 규모나 투자 심리도 전년 수준보다 큰 폭으로 회복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30대 기업과 5개 벤처기업, 30개 금융회사 CEO와 임원 등 65명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계획을 물은 결과 70.8%(46명)가 ‘2006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2006년에 비해 소폭 확대’(13.9%), ‘2006년에 비해 소폭 축소’(6.2%) 등의 순. 다만 이 중 4명은 ‘채용 계획 미확정’ ‘기업 비밀’ 등의 이유로 응답 자체를 하지 않았다.
30대 기업과 벤처기업 관계자 35명에게 올해 투자계획을 물은 질문에도 절반 이상인 19명이 ‘2006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올해 노사관계와 노동운동의 양상’에 대한 질문에는 100명 중 61명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일 것이라 응답했고 ‘조금 안 좋아질 것’(25명)이라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대선후보들이 추진해야 할 부동산정책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추진해야 할 부동산 정책으로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등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35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강남 재건축 시장 완화 불가(不可)론을 펴 온 정부와는 의견이 크게 엇갈리며 부동산 현장 전문가들의 견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부동산 현장에서는 강남 공급억제가 그 지역 아파트의 희소성을 높여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또 전문가들은 여야 대선 후보들이 ‘강남지역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을 제외한 신도시와 뉴타운 등에서의 주택공급 확대’(20명) ‘1가구 2주택자 자양도소득세 완화 등 세제(稅制) 완화를 통한 주택거래 활성화’(19명) 등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현 정부가 추진하지 말아야 할 첫 번째 정책으로 ‘무리하고 현실성 없는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응답자 100명(2개 복수응답) 중 63명이 이렇게 답했는데, 이는 ‘건설 금융 등을 통한 인위적 경기활성화’(35명)의 2배에 육박했다.
이는 정부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환매조건부(附) 및 대지임대부 주택 분양과 민간아파트 분양가 공개 등에 대한 전문가 그룹의 ‘정책 불신’이 묻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올해 전국 평균 집값 추이에 대해서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39명)으로 보는 시각이 가장 많았다. ‘지금보다 어느 정도 내릴 것’(33명)이라는 의견과 ‘지금보다 어느 정도 오를 것’(25명)이라는 예상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분야별로 미세하게 다른 예측을 내놓았다.
산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집값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으나, 금융계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내릴 것(12명)이라는 전망이 현재 수준 유지(11명)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이는 최근 잇따른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억제의 효과를 다른 분야보다 높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전국 평균 집값은 2005년 말보다 9.6% 올랐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공급확대-거래활성화’ 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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