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높여라” 美 연쇄압박…볼턴 美유엔대사 내달초 방한

  • 입력 2006년 10월 25일 03시 01분


코멘트
대북제재 이행방안을 놓고 한미간에 이견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사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다음 달 초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동북아 4개국 순방에 이어 볼턴 대사의 방한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 압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볼턴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마련에 주요 역할을 한 인물. 볼턴 대사는 유엔 결의문 채택 당시 안보리 결의에 거부 의사를 밝힌 뒤 퇴장한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대사에 대해 “유엔은 북한을 축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할 만큼 북한에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볼턴 대사는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을 맡고 있던 2003년 한국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포악한 독재자’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해 북한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볼턴 대사의 이번 방한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강연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기회에 한국에 들르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는 볼턴 대사가 이번 방한에서 한국 측의 대북제재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는 볼턴 대사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등 남북경협 사업을 놓고 정부의 대북제재 수위를 높이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볼턴 대사가 유엔 대북제재 결의 가운데 화물검색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그의 방한으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를 둘러싼 한미간 이견이 더욱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가 유엔 헌장 제7장에 의거한 안보리 결의 가운데 대랑살상무기(WMD) 관련 물자의 북한 반출입을 막기 위한 화물검색 등에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PSI 정식 참여에 유보적인 한국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