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파 볼턴 美 유엔대사 내달초 방한

  • 입력 2006년 10월 24일 10시 54분


미국의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다음 달초 서울에 올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볼턴 대사는 15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718호 마련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결의 이행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 등이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할 것을 촉구해왔다.

볼턴 대사는 이번 방한 중 특히 안보리 결의 이행을 놓고 미국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한국을 상대로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라고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한미간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볼튼 대사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등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는 현금에 대해서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볼턴 대사는 강연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기회에 한국을 들르겠다는 의사를 피력, 한국 측과 일정을 조정했으며 다음달 초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볼턴 대사가 서울에 오면 공식적으로 어떤 협의를 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대북 제재 결의 이행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인물인 만큼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대사는 유엔 결의안 채택 당시 안보리 결의에 거부의사를 밝힌 뒤 퇴장한 박길연 주 유엔 북한대사의 언행을 보고 흥분, 박 대사의 빈 의자를 가리키며 "1960년 니키타 흐루시초프 당시 소련 서기장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연단을 두드렸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며 "유엔은 북한을 축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대북 제재에 강경한 볼턴 대사가 방한할 경우 지난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동북아 순방 이후 강화된 미국의 대북 제재 압박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볼턴 대사는 유엔 헌장 제7장에 의거한 안보리 결의 가운데 대랑살상무기(WMD) 관련 물자의 북한 반입출을 막기 위한 화물검색 등에 한국과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미국은 그동안 특히 북한의 핵무기나 핵물질이 제3국, 혹은 테러단체로 이전되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설정하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볼튼 대사가 방한함에 따라 한미간 PSI 참여 확대 문제를 놓고 충돌할 가능성 높다.

특히 한국 정부의 경우 유엔 결의안에 따라 구체적인 제재조치 내용을 마련해 다음달 중순까지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에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볼턴 대사의 방한 일정이 한국의 제재조치 마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다만 유엔 내 기류를 확인하고 우리의 대응수준을 조정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턴 대사는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 시절인 2003년 여름 서울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이에 대해 북한 외무성이 "그를 더 이상 미 행정부의 관리로 인정하지 않으며 그런 자와는 상종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당시 "미 국무부 차관 볼턴이 최근 남조선과 일본을 행각하는 과정에 우리 최고수뇌에 대하여 '자기는 평양에서 왕족처럼 생활'하면서도 '수십만 사람들을 감옥과 수용소들에 가두어 놓고 수백만의 사람들을 기아에 허덕'이게 하는 '포악한 독재자'라느니 '북조선에서의 생활은 소름끼치는 악몽'이라느니 하면서 악랄하게 중상 모독하였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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