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긴급현안질의서 북핵실험 대책 추궁

  • 입력 2006년 10월 10일 18시 11분


국회는 10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실험강행과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갖고 정부의 대책 등을 집중 추궁했다.

질의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북한 핵실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여당 의원들은 대체로 북한에 대한 강경론만을 고집하지 말고 정부가 차분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외교·안보라인의 총사퇴와 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등 입장차를 보였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단기적으로 이번 사태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중장기적으로 북미대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묻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할 경우,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할 수 있다"며 사업 존치를 주장했다.

같은 당 임종석 의원은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북 제재에 한국은 신중하고 침착하게 대응해 추가적 상황 악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남북경협과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대한 자금세탁 우려 기관 지정을 해제하고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하는 동시 이행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김부겸 의원은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국론 일치 노력"이라며 "남북경협 사업도 원칙을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우리 정보기관과 국방부는 '등신'이다. 80년대부터 북한이 만탑산에 동굴을 파고 있다고 하는데 정보기관이 시기와 장소를 전혀 모르고 있다"고 비판하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같은 당 박진 의원은 "노무현 정부는 대북 포용정책을 폐기해야 한다"면서 "또 사상 초유의 북핵 위기를 자초하고, 북한 핵무장을 사실상 용인하고 방조한 내각은 총사퇴하고 비상 안보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도 "이번 사태는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 대북 퍼주기가 만들어낸 결과"라며 "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답변에 나선 한명숙 국무총리는 "대북 포용정책이 북 핵실험을 막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한다. 이 시점에서 대북 포용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본다"면서도 "대북 포용정책의 전반적 포기라고는 볼 수 없고 국제사회의 결의안이나 국내의 중지를 모아 어느 수준으로 수정할 지는 함께 의논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금강산 및 개성공단 사업 지속 여부와 관련해 "국제사회 조율을 통해 조치하겠지만 금강산, 특히 개성공단 사업은 한국기업이 있고, 안보상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 대단히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야당이 제기한 책임론에 대해 "제가 책임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현안 질의에서는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반기문 외교장관을 미국과 북한에 특사로 파견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반 장관이 취임 이전이라도 코피 아난 사무총장과 함께 평양을 방문해 북핵 문제를 푸는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같은 당 김부겸 의원은 "대통령은 반 장관을 미국과 북한에 특사로 파견하고, 적절한 시기에 직접 나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라"고 주문했다.

여야는 긴급현안질문을 마친 뒤에는 북한에 대한 핵실험 중단을 촉구하는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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