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리스 美국방차관 “한국 부담금 더 안내면 미군 감축”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경비 분담 비율을 올리지 않으면 미국은 주한미군의 인력과 (전투) 능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롤리스 부차관은 이날 워싱턴의 미 국방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재 한미간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 협상 결과가 지난해(38% 한국 부담)와 비슷하게 나올 경우 주한미군의 능력 감축이 불가피하고 이는 동맹의 능력에 손상을 미치기 시작함으로써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 의회는 미군이 주둔하는 나라의 방위비 분담 수준을 50-75%로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일본의 현재 부담률은 70% 이상"이라고 말해 한국도 종국적으론 5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임을 내비쳤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롤리스 부차관의 발언을 전해들은 뒤 "물론 이해타산을 분명하게 따지는 게 미국 외교의 기본 관점이지만 한미 군사동맹, 특히 주한미군의 전력은 특별히 배려(favor)해줘야 하는 영역처럼 간주됐었는데 이제는 그런 데도 별로 구애받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롤리스 부차관은 또 2009년 전시작전권 이양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지휘체계 변경작업의 일정과 내용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한미연합사 시스템은 오늘날 가장 첨단의 양자(兩者) 사령부 기구로서 미국은 이 구조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말해 미국은 한미연합사 해체 이후에도 현 시스템에 준하는 작전구조를 원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미군 사령관의 계급은 4성 장군을 계속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