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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9월 26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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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씨는 그동안 입만 열면 언론 개혁과 도덕성을 들먹여 왔다. 비판 신문을 옥죄려는 정부의 신문법 제정에 대해선 “시대적 과제”라고 거들었고, 신문 칼럼을 통해 “언론은 무엇보다 신뢰와 도덕성이 생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흠결에 대해선 부끄러워하기는커녕 호도(糊塗)하려 했으니 이런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어디에 있는가.
방송위원들에 대한 인사검증의 책임을 진 청와대가 ‘코드’에 눈이 멀어 부자격 인사를 그 자리에 앉힌 것부터가 잘못이다. 위장전입 여부는 가장 기본적인 인사검증 업무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방송위원 후보로 추천한 모 인사에 대해 주 씨와 유사한 문제 때문에 ‘부적격’을 통보해 다른 인물로 교체하게 한 바 있다. 내 편의 허물은 덮고 반대편의 흠은 들추는 전형적인 ‘이중 잣대’ 인사가 아니라면 납득하기 어렵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건강상의 이유로 임명 1개월 만에 자진 사퇴한 이상희 전 위원장과 주 씨 문제 등 방송위 인사 난맥상에 대해 침묵하는 것도 떳떳하지 못하다. 제3기 방송위 상임위원 5명 중 이 전 위원장과 주 씨, 최민희 부위원장 등 3명이 민언련 출신이다. 비판언론에 대해선 시시콜콜 시비를 걸던 민언련의 침묵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면 비겁하다.
민언련은 KBS 정연주 사장 연임 문제로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데도 논평 한 줄 없다. 이러니 ‘민언련’이 아니라 ‘관(官)언련’이란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이다. 정 사장 등 KBS 임직원 8명이 적자경영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6개월간 자진 반납한 임금 20% 삭감분을 올 1월 모두 되돌려 받은 데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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