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찰총수 26인 "작전권 환수 반대"

  • 입력 2006년 9월 11일 13시 26분


예비역 군 장성과 전·현직 교수 등 지식인, 전직 외교관들에 이어 전직 경찰총수들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노무현 정부 2대 경찰청장을 지낸 허준영 씨를 포함한 전직 경찰총수 15명은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전 경찰간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와 한미동맹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비상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전직 경찰총수들은 선언문을 통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은 우리의 안보 기둥을 허물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26명의 경찰총수를 대표해 선언문을 읽은 정상천 전 내무부 치안국장은 "주한미군 철수를 초래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정부는 일방적 대북 지원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와 함께 대량 살상무기 확산, 인권탄압 등의 대북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허 전 청장은 참여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공직자들이 최근 정부 정책을 잇따라 비판한 데 대해 열린우리당이 비난한 것과 관련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 전 청장은 "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 직업 공무원이지 참여정부나 열린우리당을 위해 일한 사람이 아니다"며 "참여정부에서 일을 했다고 계속 '코드'를 맞춰서는 안 되고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연히 직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비상시국선언에는 강민창 권복경 김광식 김성주 김화남 김효은 박배근 박일용 박태원 박현식 손달용 안응모 염보현 유흥수 이무영 이소동 이인섭 이종국 이해구 정상천 정석모 조흥만 최기문 최석원 허준영 황용하(가나다순) 씨 등 26명의 전직 경찰총수가 참여했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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