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협력기금 부채비율 200% 넘어서

  • 입력 2006년 9월 10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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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교류와 대북 지원에 쓰는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 2005회계연도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이 기금의 자산 2조7070억 원 가운데 자본은 8688억 원, 부채는 1조8382억 원이었고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211.6%로 나타났다.

이는 2004회계연도에 자본 8574억 원, 부채 1조6593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193.5%였던 것에 비해 18.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와 함께 유동 비율은 2004년 161.9%에서 2005년 56.5%로 105.4%포인트나 낮아졌다.

유동 비율은 지급 및 신용능력을 평가하는 중요 지표로 높을수록 안정적이다. 기업회계에서는 200% 이상이 이상적이다.

이처럼 기금이 부실해지고 안정성도 낮아진 것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 경수로사업에 차관을 제공하기 위해 빌려온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예수금의 증가로 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통일부는 지난 해 공자기금 4600억 원을 끌어오고 종전에 차입했던 2820억 원을 상환했다.

남북협력기금의 양대 자금원인 공자기금 예수금은 지금까지 주로 경수로 사업에, 정부 출연금은 교류협력 사업에 각각 사용됐다. 하지만 공자기금 예수금은 국채 발행으로 조성된 것인 만큼 정부 출연금과는 달리 갚아야 할 돈이다.

예수금 잔액은 2004년 1조6380억 원에서 2005년말 1조8160억 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결산보고서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공자기금 예수금에 대해 올해는 7730억원을, 내년에는 5330억 원, 2008년에는 500억 원, 2009년에는 100억 원, 2010년에는 4500억 원을 각각 갚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자기금 예수금을 끌어와 만기가 돌아오는 예수금을 갚아온 상황에서 올해 5월 경수로사업의 중도 종료로 KEDO로부터 대출금마저 받아낼 수 없게 된 만큼 예수금 상환을 위해서는 별도의 재원을 확보해야 할 처지다.

이에 따라 기금의 안정성과 재원 확보를 위한 근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일단 KEDO 대출금으로 쓴 공자기금 예수금의 상환 방법을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며 정부 재정에서 돈을 끌어다 단계적으로 갚아 나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편 외부 회계법인은 2005회계연도 협력기금 감사보고서에서 "북한조선무역은행 대출금(6734억5600만 원) 및 KEDO 대출금(1조3655억1000만 원)은 관련 차주(借主)의 특성상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회수 가능성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2005년말 현재 북한 조선무역은행 대출금은 대북 식량차관 5661억9100만 원, 철도도로 연결사업 등을 위해 제공한 대북 자재장비 차관 1072억6500만 원으로 구성돼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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