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인기 떨어진 건 국민들 희망수준 높은 탓”

  • 입력 2006년 9월 7일 03시 01분


루마니아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6일 트라이안 버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과 부쿠레슈티 대통령궁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부쿠레슈티=석동률 기자
루마니아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6일 트라이안 버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과 부쿠레슈티 대통령궁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부쿠레슈티=석동률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5일 “대통령이 좀 인기가 없다”며 “국민이 희망하는 수준이 아주 높기 때문에 내 인기가 떨어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에 이어 루마니아를 방문 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부쿠레슈티 숙소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열어 “한국 사회의 변화 속도가 아주 빠른 것 같은데 국민은 계속 불만이다. 열심히 뛰고 있는데 더 뛰라고 채찍질한다. 열심히 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선 현 정부의 실정(失政)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14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국민이 ‘한미 관계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걱정을 많이 하고, 미국에서도 그런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럴 때 내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만나면 한동안 조용하다. 약효가 그리 길게 가지는 않지만 이번에도 한미 관계를 탈 없이 조정하고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자신했다.

이에 앞서 한민수 한인회장이 환영사에서 “(대통령이) 평소 펼치는 정책은 개인이나 단체의 호불호를 떠나 백년대계를 위해 펼치는 것이라 믿고 있다”고 성원을 보내자 노 대통령은 “인사하는 것을 보니 ‘노무현당(黨)’ 같다. 앞으로 노무현당 한 사람이 어디 가더라도 미안하지 않게, 사람들에게 타박받지 않게 열심히 하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화답했다.

이는 노 대통령이 최근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비롯해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언론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등 돌린 지지층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어 6일 트라이안 버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가 루마니아의 체르나보더 원전 건설에 참여하는 방안을 포함한 양국 간 ‘우호 협력과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두 나라는 투자보장협정 및 과학기술개발의정서 등도 체결했다. 노 대통령은 7일 2박 3일간 루마니아 방문을 마치고 유럽의 마지막 순방국인 핀란드로 떠난다.

부쿠레슈티=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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