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원들 “한나라당, 전시 작전권 문제 자포자기했다”

  • 입력 2006년 8월 30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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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권 환수 논란과 관련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30일 당의 ‘미온적 대응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찬숙 의원은 이날 동아닷컴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행동은 없고 목소리만 크다”며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에게 작심한 듯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설마’ 하는 생각에 젖어 있다가 미 국방장관인 럼즈펠드의 서한 내용이 알려지니까 그제야 깜짝 놀라 미국에 의원을 파견한다느니, 영수회담을 제의한다느니 하며 야단을 피우고 있다”고 성토했다.

박 의원은 “사학법과 관련해 엄동설한에 투쟁했던 정신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전시작전권 문제야말로 치밀하게 준비해 의총도 열고 의견도 수렴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언론에서 제기하는 문제만 따라가는 형국”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정말 정권을 잡겠다는 집권의지가 있는 정당이라면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철학이 없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송영선 의원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주’라는 용어에 휘말려 들어가서 당할까봐 전전긍긍하며 몸을 사리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은 ‘자주’를 팔며 버는 장사를 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거꾸로 잃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노 대통령이 4700만 국민을 상대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데도 당 내에서는 ‘국민 여론 70프로가 전시작전권 환수에 찬성한다’느니 운운하며 완전히 자포자기하고 있다”며 “그럴수록 국민 설득을 위해 당이 앞장서서 전략, 전술을 논리적으로 개발하고 지원사격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성진 의원도 “전시작전권은 죽고 사는 생존의 문제”라며 “국회 여야특위 구성안을 여당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전국을 돌면서 대국민 시국 강연회를 열어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재섭 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에 대해서도 “때를 놓쳤다”고 비판했다.

박찬숙 의원은 “늦게나마 제의를 하긴 했는데, 솔직히 당 내외에서 전시작전권 관련 이야기가 나온 게 언제였느냐. 그때 경고음을 냈어야 했다”고 했고, 송영선 의원도 “때를 놓친 격이다. 버스는 이미 지나갔는데 이제 와서 손을 흔들어봐야 소용없다”고 말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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