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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8월 3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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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국가안보에 바쳐 온 이들이 작전권 환수의 상징적 의미를 몰라서 그러겠는가. 한미연합사 체제의 근간이 훼손될 경우 닥칠 위험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보다 못해 나선 것 아니겠는가. 이들 중 일부는 참전 경험이 있고 주한미군과 연합 작전도 해 본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어제 “냉전 수구세력의 대연합이 본격화돼 매우 위험한 상황이고, 이는 한국 민주사회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작전권 환수 반대론자들을 ‘수구연합’으로 본 그의 인식을 거듭 보여준 것이다. 납득하기 어렵다. 안보를 걱정하면 왜 ‘냉전 수구세력’이 되어야 하는가. 작전권 환수 반대를 외치는 예비역들의 안보 헌신이 있었기에 과거 김 의장의 민주화 운동도 가능했던 것 아닌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부 장관이 그제 “북한을 한국에 대한 당면한 군사적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발언이 작전권 조기 환수를 정당화할 수 없다. 그의 발언은 향후 한국 방위는 한국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주한미군을 더 빨리 뺄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은 내일 북 미사일을 상정한 미사일방어(MD)체제 실험을 재개하지 않는가. 북이 미국에는 위협이고 한국에는 위협이 아니라는 말인가.
노 대통령부터 예비역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작전권 문제로 영수회담을 하자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제의를 여당이 일축한 것도 설득력이 없다. 노 대통령은 다음 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작전권 환수를 기정사실화하기 전에 열린 마음으로 안보 전문가 집단의 얘기부터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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