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불법자금 유럽등에 숨겨놓았을 가능성”

  • 입력 2006년 8월 22일 1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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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당신의 돈을 누군가가 위조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면 당연히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북한의 달러화 위조 문제에 관한 한 타협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6자 회담으로 돌아오게 하려면 금융제재를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미국 달러를 위조하는 것은 어느 대통령이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대답했다.

부시 대통령이 직접 6자 회담과 금융제재는 별개임을 분명히 함에 따라 북핵 문제는 당분간 북한과 미국이 도발 및 제재의 수위를 높여가는 악순환의 구조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특히 "미 행정부는 2000년 해제했던 대북 경제제재 가운데 의회(9월초까지 휴회)를 거치지 않고도 시행이 가능한 내용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금융범죄담당 차관은 이날 "북한이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은행에 상당한 액수의 불법적인 자금을 숨겨 놓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미국은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북한과 관련된 계좌를 운용하는데 따른 위험성을 주의 깊게 평가하도록 계속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계좌가 동결된 이후 북한은 베트남 몽골 러시아 등 10개국 23개 은행과 새로운 약정을 맺었다고 한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북한은 베트남에 10개의 계좌를 개설했으며 베트남 중앙은행은 지난달 18~19일 방문한 레비 차관으로부터 이 같은 정보를 전해 듣고 북한 관련 계좌의 거래내역을 신중하게 조사 중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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