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2]전북지사 후보 공약 FINE지표 심층분석

  • 입력 2006년 5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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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국회의원 11명 전원이 열린우리당 소속이며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출신지이기도 하다. 전북지사 선거에서도 열린우리당 김완주(金完柱) 후보가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후보는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관록을 바탕으로 역전극을 연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나라당 문용주(文庸柱), 민주노동당 염경석(廉京石) 후보가 각기 얼마나 득표할지도 관심이다.

본보와 한국의회발전연구회(이사장 오연천·吳然天 서울대 교수)는 18일 여론조사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김완주, 정균환 두 후보의 3대 공약을 매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 FINE 기법에 근거해 평가했다.

김 후보는 아시아 농업 클러스터 국책 사업화 공약이 지역주민들의 수요를 제대로 반영했는지를 따지는 반응성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정 후보가 제시한 공약들은 비용이 경제적인지를 따지는 효율성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았다.》

■ 김완주 후보 “국가연구단지 조성”

단체장 권한밖… 실현성 의문

김완주 후보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 전후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정치공방보다는 겸손한 자세로 정책선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열린우리당 중앙당이 수도권과 광주-전남권을 중심으로 네거티브를 마다하지 않는, 공세적 선거전을 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김 후보는 1973년 전북도청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고창군수 남원시장과 도 기획관리실장 등을 역임해 지역 사정에 밝다. 재선 전주시장으로서 아반떼 승용차를 타고 다녀 화제를 모았다. 그는 “다양한 행정 경험을 밑거름 삼아 도정을 확 바꿔 전북을 전국 4강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후보 경선 과정에서 재산 시비에 시달리기도 했다. 경선 후보 재산 등록 때 실제 재산액보다 4억 원을 낮춰서 신고했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예비후보 등록무효 확인 청구 소송과 경선 후보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 법원은 “고의가 아닌 단순실수인 만큼 문제가 없다”며 김 후보의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그는 “덕이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더 낮은 자세로 매사에 임하는 계기가 됐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공약 중 아시아 농업 클러스터 국책사업화는 지역 주민의 수요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구체적 실행 방안이 부족해 실현성 부분에서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았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와 같은 국가연구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공약과 첨단부품 공급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정책은 지역 숙원사업이라는 점에서 반응성은 높다. 그러나 실행을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 등 단체장 역량을 넘는 과제가 많다는 점에서 실현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 정균환 후보 “민속 올림픽 유치”

비용에 비해 효과는 미지수

정균환 후보는 광주 전남 지역의 민주당 바람이 북상하게 되면 현재의 열세가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후보는 전북이 전국에서 거의 유일한 열린우리당 강세 지역이란 사실을 거꾸로 활용하고 있다. “전국의 민심이 열린우리당에서 떠났는데 전북만 외톨이가 되려 하느냐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 후보는 지방선거 후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계 개편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래서 캐치프레이즈도 ‘킹메이커 도지사론’으로 정했다. ‘고건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초석을 닦기 위해 출사표를 냈다는 것.

그는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때 여당 원내총무로서 한나라당을 설득해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지지결의안 채택을 이끌어 냈고, 민주당 김대중(金大中) 총재특보를 지내는 등 줄곧 김 전 대통령 편에 섰다고 말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과는 2002년 대선 과정에서 후보단일화 문제로 갈등을 빚기 시작해 열린우리당 분당 때 민주당에 잔류하면서 완전 결별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포용력이 부족했다. 대통령이 국민통합에 전념했다면 이념과 지역 분열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의 3대 공약 중 ‘세계 상용차 클러스터(전문생성단지) 조성’은 지역 수요를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단체장의 의지로 실천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현성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민속 올림픽 유치’도 반응성은 좋았으나 투입비용 대비 효과가 미지수이고 최우선 정책으로 꼽을 만큼 시급한 사안인지 의문이라는 점에서 효율성은 낮게 평가됐다.

■ 한나라 문용주 후보

“공영혁신학교 신설”

문용주(사진) 후보는 ‘전북 푸대접론’을 제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평화민주당부터 새정치국민회의, 민주당, 열린우리당을 20여 년 동안 압도적으로 밀어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만들어냈지만 전북은 역차별과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 그는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로 출발해 군산 서해대 교수 등을 거쳐 전국 최연소 도교육감에 당선된 교육통이다. 김제공항 신설, 새만금 국제신항만 육성, 군산경제자유구역 확정,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타운 건설, 외국어 과학 영재를 육성하는 공영혁신학교 신설 등을 공약했다.

■ 민노당 염경석 후보

“농가소득 보전 주력”

염경석(사진) 후보는 캐치프레이즈로 ‘보수부패 정치 심판론’을 내걸었다. 이 지역의 오랜 1당 독주로 빚어진 연고주의, 특혜, 정경유착을 척결해 도정을 쇄신하겠다는 것. 그는 진보정당 후보답게 ‘개발만능’을 지양하고 복지를 우선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농업의 경우 농업직불제를 확대해 농가소득을 보전해 주고 ‘친환경 우리농산물’로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실현하겠다는 것.

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도청 일용직부터 고용을 보장해 정규직화하고 도의 정책 결정 및 예산 편성에 시민을 참여시키겠다는 제안도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후보 약력

김완주(열린우리당)

▽출생지(나이)=전북 전주(60세) ▽학력=서울대 정치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석사(도시계획) ▽경력=행정고시 14회,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전북도청 기획관리실장, 민선 전주시장 ▽재산=7억9450만 원 ▽병역=면제(생계곤란)

문용주(한나라당)

▽출생지(나이)=전북 군산(55세) ▽학력=전북대 철학과, 원광대 대학원 교육학 박사 ▽경력=전북도 교육위원, 전북도 교육감, 전북체육회 부회장 ▽재산 8억8937만 원 ▽병역=육군 일병

정균환(민주당)

▽출생지(나이)=전북 고창(62세) ▽학력=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충북대 명예정치학 박사 ▽경력=4선 국회의원, 민주당 김대중 총재특보단장, 민주당 원내총무, 국회 운영위원장,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재산=10억4525만 원 ▽병역=면제(장기 대기)

염경석(민주노동당)

▽출생지(나이)=전북 군산(45세) ▽학력=전북대 법대 ▽경력=전북 의료보험노동조합위원장, 민주노총 전북본부장, 민주노동당 전북도당위원장 ▽재산=2억4500만 원 ▽병역=육군 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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