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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5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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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권력 심판론’ ‘지방선거 당선자 청소론’ 등으로 연일 한나라당을 공격해댔던 그동안의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정 의장은 “국민을 편하게 해드리지 못하고 국민의 가렵고 아픈 데를 어루만지기보다 우리들 내부의 주장을 놓고 서로 다툼을 벌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혁 작업을 추진하면서 소리가 너무 요란하게 났던 것도 인정한다. 국민 여러분에게 묻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소홀했다”고 사과하면서 “엎드려 비는 심정으로 용서를 구한다. 다시 한번 뛸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민생과 동떨어진 주제로 국민 여러분을 불편하게 해드리지 않겠다. 생각이 다르다고 다른 사람을 매몰차게 공격하는 독선의 정치를 극복하겠다”며 “여당다운 여당으로서 질서 있고 안정감 있는 정치를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잘못은 저와 당에 있으니 당 의장인 저를 책망해 달라. 매는 제가 맞겠다”고 자책했다.
그는 이날 당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도 “당 의장 취임 이후 지난 석 달 동안 전국의 민생 현장을 하루도 쉬지 않고 발로 뛰었지만 격려보다는 꾸지람이 많았다”며 “지금 우리는 창당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위기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상대방을 흠집 내는 네거티브 전략을 바꿔 동정론과 함께 ‘감성 자극’을 통한 반전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사실 열린우리당에서는 “백약이 무효다. 이제는 솔직히 어려움을 토로하고 국민에게 읍소하는 것밖에 길이 없다”는 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정 의장의 자기 반성론에는 개인적 고민도 담긴 듯하다. 당 지지도가 20%대에서 요지부동인 데다 제주도지사 공천 번복 소동,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 등을 둘러싸고 당 내부의 반발도 심상치 않다. 이래저래 지방선거 이후의 문제가 걱정일 수밖에 없다.
정 의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를 시작한 뒤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 경기 용인시의 한 수녀원에 피정을 다녀왔다는 그는 “기도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치를 왜 하는지, 나는 누구인지 등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 의장은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는 부자연스러운 대통령 무책임제”라며 “내년이 개헌을 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고 개헌론을 제기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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