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서울시장 출마 선언…과제 첩첩산중

  • 입력 200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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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월 서울시장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강병기 기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월 서울시장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강병기 기자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열린우리당의 계속된 영입 구애에 대해 ‘응할 듯 말 듯’하며 시선을 집중시켜 온 지 3개월여 만이다. 그는 6일 열린우리당에 입당 원서를 낸다. 강 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경계 허물기’를 화두로 “서울의 안과 밖, 높은 자리와 낮은 자리, 여성과 남성 등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모든 경계를 허물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거대책본부장은 열린우리당 김영춘(金榮春) 의원, 대변인은 오영식(吳泳食) 의원이 맡았다. 이날 강 전 장관은 연보라색 투피스, 보라색 스카프 차림이었고 귀고리와 립스틱, 눈 화장도 보라색이었다. 행사장은 보라색과 흰색으로 꾸며졌다.

오 대변인은 “품격 있고 깨끗한 정치를 추구하는 의미에서 보라색과 흰색을 상징 색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인 강금실’이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높다.

▽거품론=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강 전 장관은 대중적 인지도나 선호도에서 어떤 후보보다 월등하게 높다. 하지만 결국 선거는 정당투표로 갈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그의 개인적 인기가 잠식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당지지율에서는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에 비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야당의 검증 공세=한나라당은 강 전 장관이 대표로 있던 법무법인 ‘지평’이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의 진로 인수 건을 수임하게 된 경위 등과 관련해 구속된 금융브로커 김재록(金在錄) 씨와 강 전 장관의 관계를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평이 대형 사건을 맡게 된 배경에 강 전 장관이 현 정부의 실세라는 점이 작용했는지와 지평의 수임료 및 사례비 축소 신고 의혹 등에 대한 확인작업도 하고 있다.

▽민주 민주노동당의 표 잠식=열린우리당은 민주당과는 ‘호남표’를, 민노당과는 ‘개혁 성향표’를 공유한다. 여기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주선(朴柱宣) 전 민주당 의원이 호남표와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 지지표까지 규합한다면 강 전 장관에게는 결정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풍(女風) 불까=열린우리당은 강 전 장관과 한명숙(韓明淑) 총리 후보자를 묶어 ‘쌍끌이 여풍’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측은 “두 사람이 여성이라는 것 외에는 그간 능력 면에서 특별히 보여 준 것이 없다”며 깎아내리고 있다.

▽정치력이 미지수=강 전 장관이 선출직에 도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을 끌어 모으고 조직하는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법조계에서는 그가 법무부 장관 재직 때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기보다 검찰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이슈에 대처하는 데 급급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슈 주도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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