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회견]방송3사 우여곡절 끝 생중계 전말

  • 입력 2006년 1월 27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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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을 KBS, MBC, SBS 등 방송 3사가 생중계하기까지는 적잖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나라당은 방송 3사가 18일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을 오후 10시 ‘프라임 타임’에 생중계하자 방송사 측에 공문을 보내 반론권 차원의 시간 할애를 요구했다. 노 대통령의 신년연설 내용이 국정 운영 방향을 밝힌 것이라기보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나 비판으로 채워진 만큼 반론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한나라당은 시간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상응한 기회’라는 표현을 써 노 대통령과 같은 오후 10시에 방송을 편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SBS는 오전 시간대에 회견을 하면 생중계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고, KBS는 “18일 뉴스를 통해 야당 대변인의 반론을 충분히 다뤘다. 기자회견 일정을 잡으면 자체 원칙과 뉴스 가치, 시청자 관심도 등을 고려해 생중계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일부 방송사는 오전 9시 반에 뉴스 프로그램이 있는 만큼 그 시간에 맞춰 박 대표가 회견을 시작하면 이를 뉴스에 연결하는 형식으로 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에 “애걸복걸하지 말자. 박 대표의 회견은 오전 10시에 하되 생중계 여부는 방송사가 알아서 판단하게 하자”는 쪽으로 방침을 정리했다. 과거처럼 방송사 항의 방문도 하지 않았다.

이런 태도가 오히려 주효했는지 방송사들은 생방송을 결정했다. 박 대표의 기자회견을 방송 3사가 생방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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