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국방-美대사 회동때 “美, 자이툰 감축공개 유감 표명”

  • 입력 2005년 11월 28일 03시 07분


코멘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23일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을 만났을 때 이라크에 파병 중인 자이툰부대의 1000여 명 감축 사실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한국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유감과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버시바우 대사와의 회동 다음 날인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 측으로부터 어떠한 유감 표명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27일 복수의 한미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버시바우 대사는 당시 회동에서 윤 장관에게 이라크에 파병 중인 자이툰부대의 감축 발표가 언론에 먼저 노출된 데 대해 ‘유감과 우려’를 전달했다.

당시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도 내포된 자리였다”면서 “단둘이 만나는 밀담 형식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은 약 45분간 이뤄졌으며 미 측에선 버시바우 대사와 미 대사관 및 주한미군 관계자 등이, 우리 측에서는 윤 장관 등 4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회동은 자이툰부대의 감축 계획이 미 행정부에 정식 통보되기 전 한국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미국 측이 격식을 갖춰 ‘항의 방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동에서 버시바우 대사는 또 윤 장관에게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비공개 친서를 전달할 계획임을 알리고 이에 대한 사전 조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럼즈펠드 장관의 친서에는 한국 정부의 이라크 파병 연장 결정에 사의를 표하며 파병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 대사관 측은 23일 윤 장관과 버시바우 대사의 회동 자체를 ‘비공개(오프)’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다음 날 이를 공개한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 상당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