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현대를 ‘배은망덕’하다고 비난하고 ‘바른길에 들어서라’고 충고했다. 협상력을 키우기 휘한 협박이라 해도 그러면 안 된다. 이런 어휘야말로 우리 국민과 현대가 북측에 들려주고 싶은 것들이다. 현대나 정부나 화해도 좋지만 이번만큼은 북측의 떼쓰기 협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끌려다니기’식으로는 남북관계에 미래가 없다.
지난달 북측의 협박에 ‘비굴한 이익보다 정직한 양심을 택하겠다’고 선언해 많은 격려를 받았던 현정은 현대 회장은 첫째도 원칙, 둘째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 대화채널 회복에 매달려선 안 된다. 의리나 특혜, 정치목적을 고려한 거래는 훗날 화(禍)를 부를 수 있다. 관계가 정상화되면 모든 것을 국제표준에 맞춰 재정비해야 한다.
북한이 자본주의적 거래에 어둡겠지만 현대와의 계약서에 분쟁 처리 절차까지 명시했을 정도로 기본적인 것은 다 안다. 계약과 국제표준을 따르지 않으면 북한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확실히 깨닫게 해 줘야 한다.
남북경협은 한계를 맞고 있다. 투자는 미미하고 위탁가공 거래도 인기가 떨어졌다. 식량 차관과 비료 무상 지원 등 퍼주기만 늘어난다. 대미(對美) 수출 시 고율 관세 등 개성공단의 문제도 많다. 정부는 당초 목적대로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유도하고 실질적인 주민복리가 증진되도록 경협의 틀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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