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한나라당과 국민이 공감할 수 없는 대응을 하면 거대한 구국대회를 열겠다”며 장외투쟁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불구속 수사지휘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천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전무한 상황이다.
박 대표는 우선 18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중앙당사에서 현 시국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장외투쟁 등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장외투쟁 등 과거의 정치 스타일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현재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할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날 상임운영위에서의 발언도 여느 때보다 강경했다. 박 대표는 “한마디로 현 정권이 이성을 잃었다고 본다”면서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서서히 파괴하려고 하는 것인지 답하라”고 촉구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지금은 천 장관의 해임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을 지키는가 아니면 그대로 붕괴시키는가의 절박한 시점”이라며 “한나라당은 부결될 것이 뻔한 해임 건의안을 내는 시늉을 할 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 밝혀 해임 건의안 제출 유보를 시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과 당내 ‘통합과 미래특별위원회’의 연석회의에서 강 교수 사건 수사에 관계한 검경 수사 담당자들로부터 수사 경위와 본질을 들은 뒤 이 사건을 철저히 규명하는 법사위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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