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Week… ‘3중 핫라인’ 초비상

  • 입력 2005년 9월 12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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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鄭東泳)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겸 통일부 장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 권진호(權鎭鎬)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정우성(丁宇聲) 대통령외교보좌관 등이 한꺼번에 서울을 비우게 됐다.

유엔총회와 6자회담, 남북장관급회담 등 굵직한 외교안보 행사가 나라 밖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사실상 외교안보 책임자 전원이 해외출장 중인 셈이다.

반 장관과 권, 정 보좌관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중미 순방 및 유엔총회 참석(8∼17일)을 수행하고 있다. 정 장관은 13일부터 16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장관급회담에 참석한다.

실무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송민순(宋旻淳) 외교부 차관보를 비롯해 외교안보 관련 부처의 북한 핵문제 담당자 30여 명은 13일부터 열리는 6자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간다. 이태식(李泰植) 외교부 제1차관도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와 관련해 긴급복구지원단장 자격으로 이번 주 중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외교안보팀이 동시에 서울을 비우게 되는 상황이 빚어지게 됨에 따라 관련 부처는 남아 있는 인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할 계획이다.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남북회담사무국 상황실, 외교부의 북핵 관련 특별팀 등은 과거에도 이 같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비상 가동됐으나 이번에는 시간대가 다른 외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각종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각 부처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혹시라도 노 대통령과 정 장관 등이 귀국하기 전에 6자회담 또는 남북관계와 관련한 ‘중대 사건’이 발생할 경우 서울에서 이를 조율해 훈령을 내리는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인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6자회담과 장관급회담은 어느 한쪽의 진행 상황이 다른 회담의 진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종합적인 조율과 판단이 절실하기 때문.

이에 대해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을 비롯한 외교안보 수장들은 해외 출장 중에도 실시간으로 현안을 보고받고 지침을 내리는 데 익숙해 있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한 공백이나 혼선이 생기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은 평양-뉴욕-베이징을 잇는 3각 핫라인을 관리하면서 국내에서 실무를 사실상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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