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예고없이 댐방류… 임진강 물난리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04분


코멘트
북한이 임진강 상류의 ‘4월5일댐’에 가둬둔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 등 하류 지역 어민이 때 아닌 물난리를 겪은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북삼교 수위는 2일 오전 11시 평상시의 1.16m를 유지했으나 낮 12시에 1.58m로 상승했다. 이날 오후 4시 반에는 3.96m로 최고 수위를 기록한 뒤 점차 낮아져 오후 10시경 평상시 수위를 되찾았다.

연천군 군남면 진상리 임진교 수위도 이날 낮 12시 반에는 83cm를 기록하며 정상 수위를 보이다 오후 3시 반경 2.51m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연천군 군남면과 파주시 파평면, 적성면 일대에서 어민이 설치한 각망과 통발이 떠내려가 30여 가구에서 8300여만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파주어촌계 황인형(黃仁亨·45) 계장은 “물이 벌떡 일어서서 내려오는 것처럼 급격히 불어나 간신히 몸만 피했다”며 “다시 어구를 설치하는 데 일주일 이상 걸려 실제 피해는 훨씬 크다”고 말했다.

북한의 예고 없는 방류로 인한 피해는 이번이 3번째. 2001년 10월 10일과 2002년 9월 1일에도 기습적인 방류로 임진강 하류의 수위가 2∼3m 상승해 1억여 원의 어구가 떠내려갔다.

북한은 2002년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의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 이후 금강산댐의 방류 계획을 한국 측에 사전 통보하고 있으나 임진강 수계의 댐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다.

한편 정부는 북한이 사전 통보 없이 4월5일댐의 물을 방류해 어민들이 피해를 본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전통문을 북측에 보냈다고 6일 밝혔다.

정부는 이날 전통문에서 “7월 제10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북측이 임진강댐과 임남댐(금강산댐)의 방류 계획을 남측에 통보하기로 한 합의를 지키지 않는 일은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북측은 2002년 6월과 2004년 8월 임남댐 방류를 사전에 남측에 통보한 적이 있다.

파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