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육상선수권대회 응원 남북 대학생 어울림 한마당

  • 입력 2005년 9월 5일 03시 02분


4일 인천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대학생 어울림 마당’에 참가한 북한 예술단원(왼쪽)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노래를 부르자 남한 학생이 무대로 달려 나가 흥을 돋우고 있다. 사진 제공 인천대
4일 인천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대학생 어울림 마당’에 참가한 북한 예술단원(왼쪽)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노래를 부르자 남한 학생이 무대로 달려 나가 흥을 돋우고 있다. 사진 제공 인천대
“우리를 이토록 환호해 주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목소리가 곱고 노래를 엄청 잘하는 것 같아요.”

4일 인천 남구 도화동 인천대 선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대학생 어울림 마당’.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측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남쪽을 찾은 북한 학생들과 남한 학생들이 이날 2시간가량 흥겨운 ‘장외 대결’을 펼쳤다.

북한 학생들은 예술인 전문 양성학교인 평양금성학원과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예술학교 등에 다니는 10, 20대 100여 명.

이들은 행사를 주관한 ‘우리겨레 하나되기 인천운동본부’와 인천대 총학생회에서 초청한 400여 명의 학생 및 시민들과 예술 공연을 즐기면서 우정을 다졌다.

통일을 다짐하는 남과 북의 학생대표의 환영 인사가 끝난 뒤 곧바로 예술공연이 시작됐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6명의 북측 여학생들이 낭랑한 목소리로 북한 대중가요 ‘심장에 남은 사랑’ 등 몇 곡을 연달아 부르자 축제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올랐다.

손풍금 전자기타 드럼 등을 치는 북한 악단은 ‘휘파람’ 등을 연주하며 장내를 환호와 박수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흰색 저고리에 검은색 치마를 차려입고 중앙 객석에 자리 잡은 북한 학생들과 400여 명의 남쪽 학생들이 좌석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파도타기’를 하는가 하면 수십 명은 무대 주변으로 뛰쳐나가 몸을 마구 흔들어댔다.

남쪽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북한 학생들과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거나 얘기꽃을 피웠다.

남쪽 학생들의 자유분방함에 어리둥절해하던 최미향(금성학원 대학 1년) 양은 “얼굴을 처음 본 사이지만 하나 된 마음을 느꼈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남측에서도 학생과 교사 등이 나서 퍼포먼스, 노래 등을 선보였다.

이번 육상대회 1만 m 경기에서 동메달을 딴 북한 여자 육상선수 함봉실 씨는 객석에 있다 남측 학생이 사인을 요청하자 ‘통일을 위한 민족의 일꾼이 되자’고 서명해주었다.

남북 학생들은 박수 장단에 맞춰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를 외친 뒤 인천대 운동장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 먹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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