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연찬회 ‘혁신안 회오리’

  • 입력 2005년 8월 31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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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왼쪽)와 강재섭 원내대표가 30일 강원 홍천군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현안 보고를 듣고 있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당 혁신안의 수용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홍천=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왼쪽)와 강재섭 원내대표가 30일 강원 홍천군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현안 보고를 듣고 있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당 혁신안의 수용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홍천=김경제 기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30일 강원 홍천군 대명비발디파크 콘도에서 연찬회를 가졌다. 최대 쟁점은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 지도부의 당 혁신안 최종 수용 여부. 혁신안을 둘러싼 난상토론은 자연스럽게 대선 전략과 연정 대응, 당 정체성 문제로 비화했다.

▽혁신안=‘반박(반 박근혜)’ 그룹 의원 중심으로 한나라당의 현주소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대표와 몇몇 소수에 의해 당이 좌지우지되고 있다”며 당 혁신위원회가 만든 혁신안의 수용을 촉구했다.

혁신안은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 △대선 1년 6개월 전 당권-대권의 분리 △조기전당대회 개최 △지방선거 공천권 시·도당 이양 등 권력구도와 연관된 민감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혁신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박 대표는 임기가 끝나기 전인 내년 초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러자 안택수(安澤秀) 의원이 즉각 “박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반박했고,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박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 채 지방선거를 치르면 또다시 불공정 경선 싸움이 나온다”며 내년 1, 2월 조기전대를 통해 관리형 대표가 들어서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친박(친 박근혜)’ 그룹으로 분류되는 이방호(李方鎬) 의원이 다시 “박 대표의 대중성과 동원력을 감안할 때 박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반박해 혁신안 처리 문제는 결국 31일 토론으로 미뤄졌다.

▽연정론=이방호 의원은 “망해가는 정권에 왜 덤터기를 쓰나. 우리가 입질하면 물려 들어간다”며 박 대표의 무대응 전략를 지지했다.

그러나 박형준(朴亨埈) 의원은 “장기적으로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개헌론 이슈를 선점하자”고 했다.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노 대통령은 링컨 전 미국 대통령처럼 힘없고 나약하고 버림받는 사람으로 투영되기를 원한다. 그런데 우리가 ‘그만하고 내려오라’고 하면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홍천=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홍천=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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