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유홍준-이해찬-곽성문, 사과 릴레이

  • 입력 2005년 6월 18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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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기간에 북한의 전쟁 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의 주제가를 불러 논란을 빚었던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17일 인천공항으로 귀환했으나 공항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회견장 뒤쪽으로 빠져 나오고 있다①. 공항에서 나와 버스를 탄 유 청장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②. 기자들의 사진 플래시 세례를 받은 유 청장이 괴로운 듯 얼굴을 숙이고 있다③. 인천=원대연  기자
방북 기간에 북한의 전쟁 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의 주제가를 불러 논란을 빚었던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17일 인천공항으로 귀환했으나 공항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고 회견장 뒤쪽으로 빠져 나오고 있다①. 공항에서 나와 버스를 탄 유 청장이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②. 기자들의 사진 플래시 세례를 받은 유 청장이 괴로운 듯 얼굴을 숙이고 있다③. 인천=원대연 기자
▼유홍준 청장 “사려깊지 못했다”…‘고개숙인 귀환’▼

평양 통일대축전(14∼17일)에 당국 대표단으로 참석했던 유홍준(兪弘濬) 문화재청장이 방북기간 북한의 전쟁 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의 주제가를 불렀던 것과 관련해 17일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데 대해 매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유 청장은 이날 서울로 귀환하기에 앞서 평양에서 낸 ‘사과의 말씀’이라는 보도 자료를 통해 “제가 한 일로 인해 문제가 야기되고 성공적으로 진행된 6·15 남북공동행사와 당국대표단의 방북활동에 흠집을 내게 된 점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청장은 “특별한 의도를 갖고 노래를 부른 것은 아니었으며 만찬 중에 북한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우발적으로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한 뒤 “어떤 사유였든 저의 행동이 매우 사려 깊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 청장은 14일 저녁 박봉주(朴鳳柱) 북한 내각총리가 주최한 만찬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이름 없는 영웅들’이란 영화는 6·25전쟁 중 북한 스파이들이 영국 국적의 기자와 미8군 소속 첩보원으로 활약하면서 전쟁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는 내용의 20부작이다.

한편 유 청장은 17일 저녁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을 피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대통령건강 거론 李총리 “할 말은 아니었다”▼

이해찬(李海瓚·사진) 국무총리가 “발언을 조심하면서도 실수가 나서 속으로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자신의 ‘거친 입’에 대해 사과했다.

이 총리는 1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국정 현안에 대해 토론하던 중 “총리의 과격한 발언이 문제된 적이 많았다”는 지적을 받고 “제 성격이 비교적 솔직하고 투명하다 보니 발언을 잘못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허리’ 발언과 관련해 “출입기자들과 만찬하는 자리에서 ‘대통령과 골프를 자주 치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난해 가을에 쳤는데 그때 대통령이 허리가 안 좋다고 한 얘길 무심코 꺼낸 것이 와전됐다”며 “그 말도 안 해야 했는데 부주의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현 시도지사 가운데 대통령감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시도지사 가운데 대통령감이 한 명도 없느냐’고 물어서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대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술자리 난동 곽성문의원 “골프-음주 안하겠다”▼

‘골프장 술자리 난장판 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 곽성문(郭成文·대구 중-남구·사진) 의원이 17일 대구를 찾아 시민들에게 사죄했다.

곽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40분경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나라당 대구시당을 방문해 “절제되지 못한 행동으로 대구시민과 당직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읽는 도중 사무실에 모인 이신학(李新學) 대구 남구청장 등 구청장 4명과 시의원 등 60여 명을 향해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기도 했다.

곽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겸손한 자세로 여러분 앞에 서겠다”며 “깊이 반성하는 뜻에서 남은 임기에 골프장 출입과 음주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곽 의원이 20분가량 사과문을 읽어 내려가자 이 자리에 있던 몇몇 지역 정치계의 원로들은 “국회의원으로 뽑아 준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일하라”고 주문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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