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회담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 대통령이 이 사실을 보고받은 것은 회담 시간을 불과 1시간도 남겨놓지 않은 때였다. 그것도 미국 측 인사들로부터 거듭 사과성 발언을 접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게 ‘제1보’였다.
반 장관은 16일 언론사 정치부장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정상회담 사전 조율을 위해 만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 국무부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트럭 사고를 언급하더라”며 “나도 당시 언론 등을 통해 겨우 사고 사실을 알고 있는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반 장관은 직감적으로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이를 언급할 수 있겠다 싶어 노 대통령에게 황급히 전화로 보고했다고 한다.
반 장관이 라이스 장관을 만난 것은 정상회담이 열리기 55분 전인 10일 오전 10시 반이었으므로, 노 대통령은 회담 직전에 겨우 이 사실을 보고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부시 대통령이 회담 벽두에 사고 사실을 언급하는 데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무슨 말인지 까맣게 모르고 있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었던 셈이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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