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병직(秋秉直·사진) 건설교통부 장관이 한나라당 소속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과 관련된 답변을 하던 도중 갑자기 고개를 숙인 채 ‘쿡쿡쿡’ 웃음을 터뜨렸다.
추 장관은 이날 열린우리당 유필우(柳弼祐) 의원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군청 수준”이라는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2∼3초간 웃음을 참느라 답변을 못했다. 그는 이어 “죄송합니다”라고 양해를 구한 뒤 답변을 계속했다.
추 장관은 답변에서 “이 시장이 그간 청계천 개발이나 시청 앞 잔디를 까는 전시행정을 해왔지만 서울시를 바꿔놓겠다고 하면서 내세운 뉴타운 개발은 추진 실적이 없다”며 “서울시장이 임기가 1년 남은 시점에 정치적 판단에 의해 입장을 표명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추 장관의 실소에 발끈했다. 유 의원에 이어 단상에 선 한나라당 안경률(安炅律) 의원은 “장관이 국회에 와서 저런 식으로 답변할 수 있는지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가 무너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답변을 시작하던 중 갑자기 목이 잠겨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물을 찾다가 없어서 순간적으로 어색한 웃음을 짓게 된 것으로 특별한 의미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추 장관은 또 “‘죄송합니다’라는 말도 질문에 즉각 답변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경북 구미을)했다가 낙선한 추 장관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장관으로 발탁돼 ‘보상입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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