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北 유엔회원국이자 주권국가”

  • 입력 2005년 5월 10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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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겠다. 북한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주권국가임이 분명하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러시아 및 동유럽 순방을 수행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9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가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3월 한국, 일본을 방문했을 때도 같은 말을 했지만 시기가 시기인 때문인지 뉘앙스는 사뭇 달랐다.

우선 8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기자회견에 ‘화답’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외무성 대변인은 북한이 6자회담 대신 북-미 양자회담을 고집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하면서 “(우리가) 요구한 것이 있다면 미국이 우리를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6자회담 안에서 쌍무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보도들이 전해지기에 그것이 사실인지 미국 측과 직접 만나 확인해 보고 최종 결심을 하겠다고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을 인터뷰한 CNN 기자의 질문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말을 인용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라이스 장관은 북한이 주권국가임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우리는 북한과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협상해 왔다”고 덧붙였다. 외무성 대변인이 말한 ‘6자회담 안에서의 쌍무회담’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 그럴 것이라고 확인해 준 셈이다. 라이스 장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6자회담 참가국 중 몇 나라는 북한에 대한 에너지 공급 문제도 얘기해 왔다”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을 끌어들이긴 했지만, 라이스 장관이 북한의 에너지 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유화 제스처’라고 할 수 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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