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수 前총장, 사개추위案 비판

  • 입력 2005년 4월 29일 0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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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이 수사와 재판을 모두 맡겠다는 것인데…. 영미법계(영국과 미국의 법체계)와 대륙법계(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법체계)에서 법원에 유리한 것만 뽑아내 합친 것이 어떻게 공판중심주의인가, 법원지상주의라 해야 한다.”

이달 2일 퇴임한 송광수(宋光洙·사진) 전 검찰총장이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가 준비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송 전 총장은 28일 전화통화에서 “검찰이 반대하는 것은 직역 이기주의 때문이 아니라 형사사법 개혁이 졸속이 될까봐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사법제도의 틀을 완전히 뜯어고치면서 공청회 한번 열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검찰이 수사 권한을 잃게 되면 그 피해가 몽땅 국민에게 간다”고도 했다.

송 전 총장은 “내가 검찰 출신이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대법원에 계신 분들도 ‘공판중심주의를 하겠다는 것인지 판사우선주의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걱정하더라”고 전했다.

송 전 총장은 25일 검찰이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피의사실 공표 금지 원칙을 밝히면서 보도지침을 지키지 않은 언론은 출입제재 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내가 총장으로 있을 때 저쪽(청와대)이 여러 번 희망했던 것”이라며 “피의사실 공표금지 주장은 ‘힘없는 서민’이 아니라 ‘힘 있는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총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조타운이 아닌 강남구 대치동에 개인사무실을 마련했다. 그는 “사건 해결이나 재판업무를 위해 법원이나 검찰을 아예 찾아다니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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