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닭 수십만 마리 소각” 조류독감 발생 첫 시인

  • 입력 2005년 3월 27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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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최근 평양시 하당닭공장을 비롯한 2, 3개 닭공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감염된 수십만 마리의 닭을 매몰, 소각했다”며 북한에서의 조류독감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중앙통신은 “국가수의비상방역위원회는 조류독감 발생 직후 비상대책을 세우고 (조류독감이) 퍼지지 않도록 수의방역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방송은 “아직까지 인체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조류독감 사실 발표는 현재 북한의 예방체제로는 조류독감의 확산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사회에 대한 지원 요청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부는 북한이 조류독감 발생 사실을 시인한 만큼 통일부가 이를 공식 확인하는 공문을 보내오는 즉시 북한산 닭고기 수입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림부는 지난해 10월 북한산 닭의 수입을 허용했지만 실제 수입된 적은 없다. 현재는 수입을 잠정 중단시킨 상태다.

농림부 당국자는 “북한에서는 이미 지난해 말 조류독감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에 조류독감 발생 사실을 시인한 것은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북한이 협조를 요청하면 조류독감 방역방법 등을 전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북한산 축산물이 국내에 반입된 적이 없고 도라산역과 부산항 등 대북 교류가 잦은 지역의 검역을 철저히 하고 있어 북한의 조류독감이 국내에 퍼질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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