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왔습니다, 어머니”…자이툰부대 1진 349명 귀국

  • 입력 2005년 2월 27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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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부대 1진으로 이라크 파병 근무를 마치고 26일 귀국해 뒤늦게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최준민 병장이 어머니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 남양주시 추모공원을 찾았다. 최 병장의 가족들은 그가 받을 충격을 걱정해 그동안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남양주=연합
자이툰 부대 1진으로 이라크 파병 근무를 마치고 26일 귀국해 뒤늦게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최준민 병장이 어머니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 남양주시 추모공원을 찾았다. 최 병장의 가족들은 그가 받을 충격을 걱정해 그동안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남양주=연합
“제대해서 마음껏 효도하고 싶었는데…. 죄송합니다. 어머니!”

지난해 8월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파병됐던 자이툰부대원 1진 가운데 349명이 26일 전세기편으로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원들이 가족과 상봉의 기쁨을 나눌 때 최준민 병장(24)은 아버지(52)로부터 어머니 송경재 씨(51)가 지난해 11월 심장이상으로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역만리에서 고생하고 있는 최 병장이 충격을 받을까봐 가족들이 이 사실을 석 달 넘게 숨겨온 것.

이날 오후 어머니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 남양주시의 추모공원을 찾은 최 병장은 “집에 전화를 해도 가족들이 엄마를 바꿔주지 않아 불길한 생각이 들긴 했었다”며 연방 눈물을 훔쳐냈다.

한편 이날 입국장에서는 경북 포항시에서 온 6·25전쟁 참전용사 안덕순 씨(76)가 손자인 창혁 씨(23·병장)에게 화환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육사 출신 첫 해외파병 여군 장교’라는 수식어가 붙은 차빈 중위(25·육사 58기)는 “이라크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재건을 도우면서 국익을 위해 복무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귀국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차 중위는 잠시 후 어머니가 다가오자 부둥켜안고 금세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귀국한 장병 가운데 281명은 복무기간이 끝나 곧바로 전역하며 나머지는 25일간 특별휴가를 보낸 뒤 해당부대로 복귀한다.

아르빌에 남아있는 나머지 1진 장병 1700여 명도 다음 달 중순까지 귀환하며 2진은 내달 초 출발할 예정이다.

성남=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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