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파병됐던 자이툰부대원 1진 가운데 349명이 26일 전세기편으로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원들이 가족과 상봉의 기쁨을 나눌 때 최준민 병장(24)은 아버지(52)로부터 어머니 송경재 씨(51)가 지난해 11월 심장이상으로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땅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역만리에서 고생하고 있는 최 병장이 충격을 받을까봐 가족들이 이 사실을 석 달 넘게 숨겨온 것.
이날 오후 어머니의 유골이 안치된 경기 남양주시의 추모공원을 찾은 최 병장은 “집에 전화를 해도 가족들이 엄마를 바꿔주지 않아 불길한 생각이 들긴 했었다”며 연방 눈물을 훔쳐냈다.
한편 이날 입국장에서는 경북 포항시에서 온 6·25전쟁 참전용사 안덕순 씨(76)가 손자인 창혁 씨(23·병장)에게 화환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육사 출신 첫 해외파병 여군 장교’라는 수식어가 붙은 차빈 중위(25·육사 58기)는 “이라크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재건을 도우면서 국익을 위해 복무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귀국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차 중위는 잠시 후 어머니가 다가오자 부둥켜안고 금세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귀국한 장병 가운데 281명은 복무기간이 끝나 곧바로 전역하며 나머지는 25일간 특별휴가를 보낸 뒤 해당부대로 복귀한다.
아르빌에 남아있는 나머지 1진 장병 1700여 명도 다음 달 중순까지 귀환하며 2진은 내달 초 출발할 예정이다.
성남=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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