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박정희는 간첩중에 간첩”

  • 입력 2005년 2월 17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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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이하 의문사위) 위원장을 지낸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가 “박정희는 간첩 중에 간첩이며 그럼에도 국민 앞에서 전향한 적이 없다”고 주장, 또 다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둘러싼 논란이 일 전망이다.

한 교수는 17일자 인터넷매체 ‘데일리 서프라이즈’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의문사위의 간첩출신 민주인사 인정’ 논란과 관련해 불만을 토로하던 중 이 같은 발언을 했다.

한 교수가 위원장으로 있던 제 2기 의문사위는 지난해 7월 비전향장기수 3명을 '유신정권의 전향공작에 항거한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규정했고, 이로 인해 사회 각계에서 찬반 논쟁이 들끓었었다.

한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은 남조선노동당 군사부장으로 여순사건 당시 사형을 간신히 면한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을 했는데도 보수세력은 박정희에 대해 침묵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박정희는 그의 부인에게도 그 사실을 해명하지 않았다”며 “1963년 윤보선 대통령 후보가 해명을 요구하자 되레 ‘중상모략이고 매카시즘적 수법’이라고 최고회의 대변인을 통해 호통을 쳤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그에 비해) 비전향장기수 3명은 억울한 죽음으로 전향제도를 없애는데 일조했다”며 “문제된 사람들이 빨치산이나 간첩이라고 해서 고문·학살을 해도 좋다는 법리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박정희 시대로부터 신군부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청년학생과 지식인 그리고 노동자가 고문으로 병신이 되어 죽어갔다”며 “(그런데도) 뻔뻔스럽게 박정희나 전두환의 독재를 좋게 말하는 사람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는 세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 교수는 또 “과거사법안이 아직도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 하루 속히 법안이 성립돼야 한다”면서 “의문사라는 정치범죄를 숨기고 싶은 부패한 구 기득권 세력과 독재정권 세력의 방해를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헌재의 수도이전 위헌결정에 대해서도 “헌법재판관들은 헌법전문가가 아니며 9명의 헌법재판관들은 헌법을 공부하지 않는다”며 “헌재가 ‘성문헌법주의’를 무시한 ‘관습헌법’이란 엉뚱한 소리를 내세워 세상의 헌법학자들을 웃겼다”고 성토했다.

한 교수는 마지막으로 “개혁에는 돌파만이 필요할 뿐 양보나 타협이 있을 수 없다. 도둑놈이랑 무슨 타협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하고 “개혁은 결코 소풍놀이가 아닌 투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하루전인 16일 강만길 상지대 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한일 과거사 청산 관련 공청회에서 “일본군 장교 출신이 쿠데타를 해서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한일 과거사 청산) 문제가 안 풀렸다”며 박 전 대통령을 정면 비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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