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육참총장 辭意]“北은 분명한 主敵”

  • 입력 2004년 11월 25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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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은 절도 있는 생활과 군인정신이 투철한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사교적이지 않고, 주관이 강한 데다 고집도 세다는 평도 있지만 “군 장교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정신적 도덕적 용기이지 요령 있는 처세를 의미하는 융통성이 아니다”라는 소신으로 많은 부하 군인의 존경을 받았다.

전형적인 ‘야전군인’으로 부하들에게서 받은 소박한 생일선물까지도 돌려보낼 만큼 청렴결백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골프나 잡기와도 거리가 멀다.

남 총장은 북한에 대해서도 “북한 지도층과 북한군은 분명히 우리의 주적(主敵)”이라고 밝혀 국방백서에서 주적개념 삭제를 시사한 윤광웅 국방장관과는 견해를 달리했다. 또 현 정부의 군 사법개혁, 국방부 문민화, 비무장지대(DMZ)내 선전물 제거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이거나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현 정부와 불협화음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돈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8월에는 남 총장이 국방부 문민화, 군 검찰 독립 등 군 개혁 정책과 관련해 ‘정중부의 난’을 거론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군 일각에서는 남 총장의 지나친 원칙주의를 빗대 “군 내부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임에는 틀림없지만 또 다른 남 총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육군 장성 인사비리 의혹 괴문서 사건의 경우도 정부 고위층이 지나치게 원칙론을 고수하는 남 총장을 손보기 위해 적당히 넘어가도 될 사안을 확대했다는 루머도 무성하다.

서울 배재고 출신으로 육군 인사참모부장,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육군참모총장에 올랐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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