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직변호사,공안검사 세미나에 ‘反공안 강사’ 특강

  • 입력 2004년 11월 24일 19시 02분


“시국사범 재판 때 검찰의 공소장이 마침표 하나 없이 너무 길고 천편일률적이란 점에서나, 피의자를 위한 반대신문을 할 때 검사로부터 ‘관계없는 일을 갖고 이의를 제기한다’란 반박을 들을 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 온 진보적 성향의 변호사가 전국의 공안검사를 상대로 특강을 한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강충식·姜忠植)는 25, 26일 법무연수원에서 열리는 전국 공안검사 세미나에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차병직(車炳直·사진) 변호사를 강사로 초청했다고 24일 밝혔다.

공안검사 세미나에 ‘반(反)공안’ 인사가 강사로 나서는 것은 처음. 검찰은 차 변호사에게 26일 오후 1시간 동안 ‘재판정에서 만난 공안검사의 모습’이란 주제로 평소 느낀 바를 얘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차 변호사의 특강은 ‘세상의 다른 목소리’에 대한 공안검사들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차 변호사가 재판정에서 공안검사들과 ‘설전’을 벌인 경험이 많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차 변호사는 2000년 16대 총선 때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에 참여했고, 총선시민연대 대표 등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을 때 이들의 변호를 맡았었다.

그는 “현장에서 느낀 그대로를 구체적 사례를 들어 얘기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차 변호사가 국보법 폐지를 계속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국보법 폐지 및 공안부 기능축소 등 현안에 대해서도 뜨거운 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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