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北 3개 도시에 反김정일 대자보”

  • 입력 2004년 11월 23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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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최근 김정일 정권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나붙고 휴대전화를 통해 내부 동정이 외부세계에 알려지는 등 체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내 아는 사람에게서 올가을 북한 동북부의 3개 도시에 반(反)김정일 대자보가 붙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한국계 미국인 목사 더글러스 신씨의 말을 인용했다. 신씨는 중국을 통한 탈북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신문은 일본 간사이(關西)대 이영화 교수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가 (북한 내) 반정부 활동의 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북한 당국은 올봄 용천역 폭발사고 이후 대부분의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북한주민 지원단체가 찍은 비디오테이프에서 한 북한 주민은 “국경 주변 일부 주민은 휴대전화를 전파 수신이 잘되는 높은 건물이나 산꼭대기에 감춰 두고 중국에 있는 사람들과 통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북한을 방문했던 오스트리아 빈대학 뤼디거 프랑크 교수는 지난주 인터넷에 발표한 방문기를 통해 “호텔 방 안에서 김일성 부자의 사진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으며 몇 달 전 두 사람의 사진이 걸려 있던 회의장에도 김일성의 사진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프랑크 교수는 또 “평양에 내걸린 구호의 절반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는 내용”이라며 “김정일은 ‘계승’이라는 가장 큰 내부 정치적 문제를 풀어가는 중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김일성의 이름으로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해 가는 단계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김정일 일대기를 저술한 바 있는 브래들리 마틴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일이 경제적 실패에 대해 주민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몸을 낮추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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