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대변인 “盧대통령 없으면 나라가 조용”

  • 입력 2004년 11월 12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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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됐을때, 휴가를 갔을 때, 그리고 해외순방때’ 이 세가지 공통점은? 시중에서 ‘나라가 조용했던 때’를 가리키는 뼈있는 농담이다.”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사진) 대변인은 12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남미순방을 위해 11박 12일에 걸친 해외 순방길에 오르는 노 대통령을 향해 또 독설을 퍼부었다.

전 대변인은 12일 ‘노무현대통령의 해외순방에 기대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경제파탄과 편가르기를 국정목표로 한듯한 지금 현실에서 ‘노 대통령의 부재’는 모처럼 나라가 조용해질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며 “‘되도록 오래 머무시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국내정치는 엉망이어도 외교적으로 큰 성과를 거둔 지도자도 있었지만 그 결말은 고르바초프를 비롯해 좋은 경우가 없었다”고 지적한뒤 “노 대통령의 내치는 말할 것도 없지만 외치 역시 오랜 친구도 내쫓다시피하고 새 친구도 사귀지 못하는 ‘고립무원의 처지’, ‘왕따외교’가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노 대통령의 임기는 무려 3년이나 남았다. 노 대통령에게도 3년이란 긴 시간이지만 고통 받는 국민에게는 30년과도 같다”며 “국민들은 외국을 다니며 보고 배운 작은 학습효과가 지금이라도 제대로 국정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대변인은 마지막으로 “세계 정상의 지도자들과 만나 화합과 번영의 묘수를 어깨너머라도 배우고 돌아오기를 기대한다”며 “아는 만큼 보이듯 가본만큼 아는 시대라고 했지 않은가”라고 논평을 끝맺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오늘 정상외교를 위해 떠나는 대통령에게 저주를 퍼부었다”며 “대통령을 짓이겨서 한나라당의 스트레스는 풀렸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과 대통령의 위상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저주를 거두어달라. 저주는 저주를 받는 대통령과 정부를 피폐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저주를 퍼붓는 한나라당의 이성과 인간성을 피폐시킬 뿐”이라며 “최소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정치, 스스로의 인간성을 파괴하지 않는 정치, 최소한의 금도가 지켜지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끝으로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는 성서 구절을 인용하면서 “한나라당은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잘되길 바란다면 남은 임기동안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우라”고 말했다.

▶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 논평 전문 보기

▶ 김현미 열린우리당 대변인 반박 논평 전문 보기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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