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비정 3척 또 NLL침범]北, 남측 대응 떠보기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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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북한 경비정 3척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은 최근 바뀐 남측 해군의 교전수칙과 훈련 수준을 시험해 보기 위한 움직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우리 군 당국의 분석이다.

해군은 7월 16일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에 경고사격을 가하는 과정에서 북한 경비정의 서해 핫라인 응답 사실을 상부에 보고 누락함으로써 큰 홍역을 치렀다.

해군은 이후 ‘시위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 순이던 교전수칙을 ‘시위기동-경고통신-경고사격-격파사격’으로 바꿔 경고사격 이전에 반드시 경고통신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새 교전수칙은 현장 지휘관이 북한 경비정의 NLL 무력화 의도를 직접 판단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 북한 경비정들은 8∼10월 매달 한 차례씩 NLL을 침범하며 우리 해군의 대응 능력을 시험했다는 후문이다. 해군이 이날 40mm 기관포와 76mm 함포 등을 이용해 경고사격을 가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선 것은 이들의 활동이 점차 대범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10월 12일의 경우 북한 경비정 1척은 NLL 남쪽에서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 2척을 직접 나포하는 등 우리 영해에서 ‘작전’ 활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당시 윤광웅(尹光雄) 국방부 장관은 “NLL 남쪽에 내려온 중국 어선은 우리가 작전을 벌여야지 북한 경비정이 나포하도록 놔둬선 안 된다”며 “이 사안을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경비정이 이날 남측의 경고통신에 “우리는 침범하지 않았다. 제3국(중국) 어선을 단속 중이다”라고 응답했음에도 해군측이 주저 없이 경고사격을 가한 것도 이 같은 군 수뇌부의 강경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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