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관련자 줄줄이 감형…盧캠프 인사에 ‘봐주기’ 의혹

  • 입력 2004년 7월 12일 18시 38분


2002년 대선 때 불법자금을 받아 줄줄이 구속됐던 정치인들의 형량이 법원의 1, 2심 재판을 거치면서 크게 낮아지고 있다.

최근 항소심(2심)에서 이상수(李相洙) 여택수(呂澤壽) 이재정(李在禎)씨 등 불법자금 관련자들이 줄줄이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나오면서 검찰에서는 “이래서야 정경유착의 낡은 관행이 없어지겠는가” 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노무현(盧武鉉) 후보 캠프 인사들에게서 두드러져 검찰 내부에선 “봐주기 의혹이 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한다.

여택수 전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은 롯데그룹에서 3억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9일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었다.

이상수 전 의원은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8일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 집유 3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1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던 이재정 전 의원도 8일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특히 이 전 의원은 재판부가 이미 구금된 50일을 하루당 60만원씩으로 계산해 벌금을 내지 않게 됐다.

신상우(辛相佑) 전 노 후보 부산후원회 회장은 1심에서 징역 2년, 집유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검찰은 징역 1년6월을 구형했었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安熙正)씨는 검찰이 7년을 구형했지만 선고형량은 구형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년6월에 그쳤다.

반면 한나라당에서 안씨와 같은 역할을 한 서정우(徐廷友) 전 한나라당 총재특보는 검찰이 안씨와 똑같이 7년을 구형했으나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모금액을 단순비교하면 안씨의 구형량이 과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불법 정치자금을 돈의 많고적음으로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 같은 분위기에 맞물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1심 재판 중인 이인제(李仁濟) 자민련 의원의 공소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이 의원이 법정에서도 한나라당으로부터의 자금 수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자칫 무죄가 선고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은 12일 수사팀에 진척 상황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불법대선자금 관련 주요 정치인 형량 비교

이름검찰 구형1심항소심
노무현캠프여택수징역 3년징역 1년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이상수징역 4년징역 1년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이재정징역 1년6월징역 1년, 집행유예 3년벌금 3000만원(구금일수로 대체)
안희정징역 7년징역 2년6월-
신상우징역 1년6월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이회창캠프김영일징역 4년6월징역 3년6월-
서정우징역 7년징역 4년-
최돈웅징역 4년징역 3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