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北 핵폐기땐 깜짝 놀랄 대가 있을것"

  • 입력 2004년 7월 9일 18시 25분


노무현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 라이스 보좌관은 노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은 굳건하다는 내용이 담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박경모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악수하고 있다. 라이스 보좌관은 노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은 굳건하다는 내용이 담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박경모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고 한미동맹과 북한 핵문제 등 양국간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북한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이 핵을 폐기하도록 설득하는 한편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양국 공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라이스 보좌관은 “북한 앞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핵을 폐기해 국제사회의 건전한 일원이 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고립의 길로 갈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며 ‘선(先) 핵 폐기 선언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동맹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양국이 상호 존중 아래 동맹관계를 더욱 발전시키자”고 했고, 라이스 보좌관은 “지금처럼 국제사회가 어려운 시기에는 책임과 가치를 공유한 우방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또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金鮮一)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것에 대해 애도를 표명하고, 앞으로도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해 나가자’는 뜻을 담은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설과 관련해 라이스 보좌관에게 “남북간에 아직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스 보좌관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을 면담하고 “북한이 핵 활동을 중지하고, 국제 감시를 받고, 핵 계획을 진정으로 폐기한다면 얼마나 많은 것(대가)이 가능할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관련해 “(주한미군 감축 시한이나 규모, 대상 부대에 대해선) 한미간에 최대한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반 장관과 라이스 보좌관은 11월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별도의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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