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공동선언 4돌]DJ, 北 이종혁 만나

  • 입력 2004년 6월 15일 0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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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14일 서울 김대중도서관 집무실에서 국제토론회 참석차 입국한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최근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프랑스가 북한과 곧 수교할 의사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각별한 안부와 여러 이야기를 김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김한정(金漢正) 비서관이 말했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하는 30분간 진행된 환담의 주요 내용.

▽이 부위원장=4년 전 평양에 오셨을 때 뵙고 4년 만에 뵙습니다. 신색이 좋습니다.

▽김=저는 항상 6·15남북공동선언이 민족을 위해 좋은 합의를 본 것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이=고맙습니다. 장군님(김정일 위원장)과 김 대통령이 함께 만드신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은 통일을 한 계단 더 높이 발전시킨 역사적인 사변이었습니다.

▽김=지난 4년 동안 과거 50년보다 많은 일이 이뤄졌습니다. 결국 남북 정상이 만나서 결단을 내린 결과라고 봅니다.

▽이=용천사고 이후의 남쪽 지원에 대해 감사합니다. 겨울 추위가 오기 전에 현대식으로 더 낫게 재건하겠습니다.

▽김=남쪽에서 북한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분들도 예외 없이 용천사고 돕기에 나섰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이=최근 이탈리아 외무장관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탈리아가 제일 먼저 우리와 수교해 나 자신도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김 대통령의 권유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김=2000년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때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내게 대북외교 수립의 뜻을 전했습니다. 나는 “하려면 빨리 하라, 다른 유럽 국가에도 권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유럽의 노력이 한반도 평화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이후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북한과) 수교했습니다. 그때 타이밍 놓친 프랑스도 이번 유럽 방문 때 “곧 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이=분위기가 아주 좋아진 것 같습니다.

▽김=아시아경기, 유니버시아드대회 거치며 반목과 의심이 동족애와 이해로 변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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