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맨 이종석' NSC 처장 승진 유력

  • 입력 2004년 6월 11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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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李鍾奭)의 힘.’

정부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 겸직 규정을 폐지하고 이종석 NSC 사무차장을 처장에 승진 기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안보 분야에서 이 차장의 역할과 비중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내용’(이 차장의 영향력)과 ‘형식’(이 차장의 직위)간의 괴리를 해소시키는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대통령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에선 이 차장의 자리가 뒷줄 배석자석에서 정식 보고와 발언을 할 수 있는 회의 테이블로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이 차장은 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통일외교안보 분야의 정책자문에 응하며 햇볕정책을 보완 계승한, 참여정부의 ‘동북아평화번영’ 정책 입안을 주도했다. 그는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남북간 경제 협력, 북한 핵문제,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같은 각종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총괄 조정역을 맡아 야권으로부터 ‘안보 부총리’로 불리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정치권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해 온 이 차장에 대한 월권 시비를 제도적 정비를 통해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 차장을 사무처장으로 승진시켜도 당분간 ‘차관급’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이지만 NSC 상임위원회 멤버 전원(통일부 외교통상부 국방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 NSC 사무처장 등)이 장관급이어서 결국 이 차장도 ‘승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NSC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NSC 의장인 대통령이 임의로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차장이 사무처장 승진에 이어 궁극적으론 위원장직을 맡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이 차장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시절의 임동원(林東源) 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에 버금가거나 그를 능가하는 ‘힘’을 갖게 돼 통일외교안보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이종석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차장은 최근 미국 일본 중국 등 한반도 주변 4강 방문과 국방부 외교통상부 기자단과의 비공식 간담회 같은 대내외 활동을 꾸준히 넓혀 왔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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