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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6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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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노 대통령의 입을 통해 불쑥불쑥 드러나는 신문에 대한 완강한 불신과 왜곡된 선입관이다. 대통령은 이날 외교사절들과 가진 다과회에서 “우리 신문에는 위기가 아닌 날이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신문을 보면 경제가 뒷걸음치지 않을까, 정치적으로 큰 파탄이나 혼란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게 되는데 지나고 보니 실제로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런 신문관(觀)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를 자아낸다. 대통령이 신문에 대해 위기를 과장해 왔다고 말하는 것은 신문에 대한 ‘인상 비평’ 정도는 될 수 있을지언정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국내에 와 있는 외교관들의 ‘신문 읽기’ 수준을 짐작한다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할 일은 더욱 아니다.
신문이 정치든 경제든 위기를 지적하는 것은 민주사회가 신문에 부여한 사명이자 고유한 기능이다. 노 대통령의 왜곡된 신문관은 신문의 감시기능을 부정하는 것으로 언론 자유에 미칠 악영향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 가운데 유독 신문을 지목한 것도 대통령의 치우친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노 대통령의 일방적인 상황인식이다. 대통령의 위기관리능력은 최고지도자로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신문이 지적하는 위기가 혹시 과장된 것이라고 해도 일단 귀를 기울이는 신중한 자세가 대통령에게는 요구된다. 대내외적으로 위험 요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신문이 과장만 한다고 속단하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경직된 태도는 대통령의 위기관리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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